미국 나스닥 시장의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7개 대형주가 내년 2월께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이를 계기로 나스닥과 전세계 증권거래소를 잇는 "글로벌 증시"구축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나스닥을 관할하는 전미증권업협회(NASD)와 홍콩증권거래소(SEHK)는 13일
양 거래소간 상장 기업들을 교차상장키로 하고 이에 필요한 제반 규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으로 상장되는 종목은 MS, 인텔, 시스코시스템즈, 델 컴퓨터
(이상 컴퓨터업체)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반도체제조장비) 스타벅스(커피
체인) 암젠(생명과학)등 7개 업체다.

이들 주식이 상장되면 홍콩 투자자들은 홍콩달러화로 표시된 이들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저널은 NASD가 우선 인지도가 높은 주식을 상장시킨 후 반응이 좋으면
궁극적으로 양 거래소를 완전 개방하는 체제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NASD의 프랭크 자브 회장은 이를 위해 내년안에 "나스닥100지수"포함
종목을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는 한편 홍콩증시 종목도 나스닥에서 대거
상장시키는 등 거래소간 교차상장 종목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같은 조치는 나스닥이 유럽과 아시아 북미등 3개
지역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24시간 문을 여는 글로벌 증시를 구축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NASD는 내년 상반기중엔 런던에 벤처기업 증권거래시장인 "나스닥유럽"을
개장하고 6월께는 일본에 "나스닥재팬"을 설립할 방침이다.

NASD는 이들 거래소를 주축으로 유럽과 아시아 증권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NASD는 이에 앞서 최근 아시아에서 한국 싱가포르 홍콩 호주 중국등과
연쇄 제휴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빠른 글로벌화 전략을 구사해 나가고 있다.

특히 NASD는 영어문화권이고 증시환경이 미국과 비슷한 싱가포르 홍콩과
제휴관계를 확대해 일본 진출을 뒷받침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홍콩증시와의 교차상장 합의도 이런 시장전략하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와관련 한국증권업협회의 김병재 코스닥관리팀장은 "나스닥의 글로벌
시장계획은 투자자유화와 자본시장 확대에 도움을 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자금 조달선이 해외로 확대돼 간다는 선상에서
이해해야 할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나스닥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최근 토론토와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주요 8개 증시를 연결하는
"G-9"이란 이름의 "글로벌 증시"구축계획을 추진중이다.

NYSE는 이를위해 내년1월 유럽 거래소들과의 현지에서 합동 회의를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