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57개 주채무계열 그룹 대부분이 온갖 시련을 딛고 채권단과 맺은 약속을
지켰다.

일부 기업들은 구조조정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4대그룹 구조조정은 당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4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2백% 미만으로 뚝 떨어져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반도체 항공기 등 7대업종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 등을 통해 주력업종으로
의 구조개편도 이뤄졌다.

그룹마다 계열사를 크게 줄여 핵심역량을 강화했다.

사외이사 선임 등 경영투명성도 몰라보게 높아졌다.

재계는 지난 2년동안 자산매각 외자유치 등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펼쳤다.

외환위기 이후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방편이었다.

그러나 올들어서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데 힘썼다.

이 과정에서 외국 기업과 전략적 제휴도 잇따랐다.

재벌 오너들은 주력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사외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기능을 강화했다.

4대그룹은 내년 상반기중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해 명실상부한 독립경영체제를
갖춰갈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재계는 앞으로 핵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방침이다.

정부도 재계의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결실을 맺었다고 보고 개별기업 차원의
경영에 간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직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 기업인들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정책 초점을 맞출 것으로 기대된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정/재계 간담회 일지 ]

<> 98년 1월13일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5대그룹 회장간 대기업 구조
개혁 5대 원칙 합의
<> 7월26일 1차 정-재계 간담회, 5대그룹 자율적 조기 빅딜 합의
<> 8월7일 2차 정-재계 간담회, 전경련 주관으로 8월말까지 빅딜안 마련
<> 9월9일 3차 정-재계 간담회, 7개사업 구조조정 업종 평가 및 향후
일정 협의
<> 10월22일 4차 정-재계 간담회, 12월까지 통합법인 출범 절차 완료키로
합의
<> 11월5일 5차 정-재계 간담회, 반도체 통합법인 경영주체 조속 선정
<> 12월7일 6차 정-재계 간담회, 5대그룹 구조조정 추진 합의

<> 99년 4월27일 7차 정-재계 간담회, 1/4분기중 재무구조 개선약정 점검
<> 5월17일 8차 정-재계 간담회, 대기업 구조조정 합의 사항 채택
<> 8월25일 9차 정-재계 간담회, 재벌개혁 후속조치 방안 등 7개 실천
사항을 담은 합의문 채택
<> 9월8일 김대중 대통령과 6~30대 총수 간담회, 외자유치 등 8개항 합의
<> 12월21일 구조조정 모범기업 오찬 모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