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네로가 16세의 소년으로 로마의 제5대 황제가 됐을 때는 마음이 여리고
착하기만 했다.

맨처음 사형집행서에 서명을 하고 나서 "차라리 글을 쓸 줄 몰랐더라면
좋을뻔 했다"고 종일 슬픔에 잠겨있을 정도였다.

즉위초 선정을 베풀었던 그는 얼마되지않아 의붓동생 아내 어머니까지
살해하는 포악한 성격을 드러냈다.

이어 로마시 대화의 책임을 그리스도교도에게 뒤집어 씌워 대학살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 폐허위에다 화려한 황금궁전을 지었다.

고대 로마의 상징으로 남아있는 콜로세움은 네로황제가 죽은뒤 폴리비우스
황제가 AD80년 황금궁전을 허물고 그 위에다 지은 로마시민의 오락시설이다.

"콜로세움"이란 이름은 근처에 네로의 거상(colossus)이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

고대로마때 이곳에서는 검투사시합이나 사형수들과 맹수와의 격투가
벌어졌다.

네로이후 그리스도교 박해가 계속되면서 여기서 순교한 교인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지난해 한때 이탈리아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위해 개인기업에 팔아 넘기려
하기도 했던 콜로세움이 최근 사형반대운동 행사장으로 변모해 세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유엔에서 사형선고금지 결의안이 통과된 지난 12일에는 바티칸 교황청을
비롯 국제사면위원회등 각국 사형철폐운동단체들이 콜로세움앞에서 대규모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내년까지 유엔회원국중 사형수의 형집행을 유예하거나 취소하면
축하의 뜻으로 콜로세움을 비추는 조명을 황금색으로 바꿔 48시간동안
밝히기로 했다.

고대 로마의 사형장을 자비의 상징으로 탈바꿈 시킨 기상천외의 발상이
놀랍다.

현재 세계 1백95개국중 사형제도를 유지해 오고 있는 나라는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등 89개국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국가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도 10여년전부터 가톨릭을 구축으로 사형폐지운동협의회가 결성돼
활동을 펴오고 있다.

또 최근에는 국회의원 75명이 사형폐지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사회에는 사형을 "필요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제도야 어찌됐든 한국이 새천년을 맞는 한국이 콜로세움에 황금빛 조명을
몇번이나 비출수 있을지 궁금증이 앞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