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택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과)가 "한국실학과 경제윤리"
(한국개발연구원, 1만2천원)를 내놓았다.

율곡 이이, 반계 유형원, 성호 이익 등 대표적 실학자들의 저작물과 노자
논어 맹자 등 중국 고전에 나타난 경제윤리를 현대 자본주의의 시각으로
분석했다.

우리 경제가 고속성장을 거듭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풍토에 맞는 자본주의
정신의 정립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늘 제기되어 왔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번
작업은 매우 뜻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저자는 우선 막스 베버와 알프레드 마샬의 이론을 중심으로 경제원칙과
경제윤리 사이의 상관관계를 개괄적으로 짚어본다.

저자는 막스 베버의 대표작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을
언급한다.

노동을 하는 인간은 천국으로 갈수 있다는 그의 주장을 현대식으로 옮기면
"불로소득배격정신"으로 해석할수 있다는 것이다.

마샬의 "경제기사도"는 균등주의 사상으로 이해할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노동의 의미와 균등을 중시하는 서양의 경제윤리가 동양 고전에도
그대로 함축돼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자에게는 힘든 일을 시켜라" "국민이 빈곤한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국민사이에 재산불평등현상이 있는 것을 걱정하라"(논어) 등이 그
예다.

자본주의가 출현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자본주의윤리가 존재했다는 얘기다.

저자는 실학사상으로부터 경제윤리를 유도해내고 "경제윤리는 고대로부터
여러나라에서 있었고 그 본질은 궁극적으로 동일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이와함께 실학사상으로부터 "율다사상"을 제창한다.

즉 율곡이 주장한 정치의 삼대요강인 정심, 용현, 안민과 다산의 경제사상을
결합한 "율다사상"을 21세기 우리 민족의 새로운 지도이념으로 삼자는
주장이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