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노사문화 창출은 국내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 선진 외국에서도 기업성패의 중요한 관건이 돼왔다.

노사간 대립을 극복하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된 반면 노사협력을 통해 위기를
넘긴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호령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노조의 경영참여 확대와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노사협력의 핵심요소로 작용했다.

<> 제너럴 모터스(GM) =자동차산업 불황과 오일쇼크 등이 겹치면서 78년과
81년 경영위기를 맞았다.

GM은 81년 한햇동안에만 17만명을 해고했다.

96년 봄에는 대이튼 (Dayton) 브레이크 공장에서 파업이 발생, 대부분의
조립공장이 폐쇄됐다.

GM은 노사간 대립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종업원의 경영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노사합동훈련, 노사공동위원회, 인적자원 개발, 복지, 품질관리, 작업배치,
건강과 안전등 7개 노사현안 분야에 대해 노조활동가를 투입했다.

보수적인 근로자들을 설득, 작업장 혁신사업에 적극 참여토록 유도했다.

공장 특성을 고려한 작업규칙을 신설, 경쟁력 제고에 힘썼다.

사업장마다 근로자 능력개발에 공을 들였다.

이같은 노력으로 비용절감과 품질향상을 이룩, 위기를 극복했다.

<> AT&T =80년대까지 불신과 대립의 노사관계를 반복했다.

84년 7개 지역전화회사가 AT&T에서 독립되면서 독점체제가 무너지자
회사측은 대규모 감원조치를 단행했다.

노조도 파업으로 맞섰다.

노사 양측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때는 지난 92년부터.

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조는 투쟁일변도의 성향을 버리고 협력관계 구축에 나섰다.

회사도 노조의 경영참여를 확대시켰다.

"미래의 작업장" 프로그램을 마련, 노조의 경영참가를 보장하고 기업경영의
파트너로 삼았다.

근로자 교육을 위해 "인적자원위원회"도 만들었다.

경영전략과 인력조정계획 등을 협의하는 "사업단 기획위원회"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지난 85년 2백25위였던 이 회사의 시장가치가 95년엔 9위로
뛰어 올랐다.

<>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지난 77년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되면서 주문이
급감해 경영위기를 맞았다.

6개 공장이 문을 닫았고 10만명이던 근로자가 5만명으로 줄었다.

대량해고 과정에서 노사가 첨예하게 맞섰다.

노사화합 노력은 노조측에서 먼저 시작했다.

우선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했다.

회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연근로와 탄력근로제 도입에 노조가
합의했다.

사측도 노조의 경영참가를 확대하는 한편 성과배분제를 도입했다.

연초에 설정된 이익을 초과달성할 경우 이익의 3%를 근로자에게 돌려줬다.

공장내부에 일정한 면적을 확보해 직업교육과 정보를 제공하는 미팅룸도
설치했다.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둬 지금은 노조가 회사에 주문량을 더 할당하도록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정도가 됐다.

<> 피아트 =지난 80년 경영정상화를 위해 1만4천여명의 정리해고 방침을
밝히자 근로자가 반발, 35일간 파업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시장 점유율이 90%에서 40%대로 주저 앉았다.

회사측은 대규모 감원에도 불구하고 경영사정이 계속 악화되자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근로자들의 경영참여 기회를 늘렸다.

관리계층을 줄이고 근로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노사공동위원회를 설치, 품질문제를 해결했다.

공장설계 변경이나 생산설비 도입에 대해서도 노조와 논의했다.

88년 7월에는 "임금.성과 연동제 협약"을 체결했다.

90년에는 근로자 평균 월급 대비 교육훈련비의 비중을 0.75%로 높이는 등
교육훈련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시장의 46%, 유럽전체 자동차시장의 11.2%를 차지하게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