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31세밖에 안된 한 젊은이가 1천억원대의 거부가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터넷서비스업체를 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이재웅씨는 그의 회사 주식
가격이 코스닥시장에서 액면가 5백원짜리가 13만2천5백원으로 뛰어 1천억원의
떼돈을 벌게 된 것이다.

이에 앞서 역시 인터넷관련 업체를 하는 에이전시 닷컴의 서찬원씨는 이달
8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서 시가 4천3백77억원의 거부가 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젊은 갑부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컴퓨터 몇대와 직원 몇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정보통신 등 이른 바 벤처기업가들이다.

이는 "인터넷" "정보통신"시대가 열리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여기에 먼저 참여함으로써 돈방석에 앉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꿈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몇몇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는 한편으로 대다수의 성실하고 근면한
가장들을 본의 아니게 "무능한 부류"로 취급되는 점이 있다.

일반 직장인들은 물론 영세 소기업 종사자 또는 영세농.자영업자 등은 10년,
아니 평생을 벌어도 1억원조차 모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IMF체제를 거치면서 중산층이 상당히 무너졌다.

이 결과 전국에는 점심을 먹지 못하는 결식아동이 크게 늘어났다.

또 일부 대학의 경우 등록금조차 낼 돈이 없어 휴학하는 대학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대학의 재정 위협은 물론 대학의 존립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 주변엔 소득이 많지 않아도, 또 인기없는 직종일지라도 묵묵히, 꾸준히
종사하며 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돈 잘벌리는 일만 하려고 든다면 이사회는 어떻게 될까.

힘들고 깨끗치 않은 일들, 예컨대 청소하거나 농사짓고 고기를 잡으려 할까.

큰 돈을 번 사람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들을 과대평가한다든지 미화하는 일은 절제됐으면 한다.

적은 돈이나마 한푼 두푼 저축하며 내일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좌절하게
하거나 상처를 받아선 안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빌 게이츠나 손정의씨 같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김강훈 <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 4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