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essay)는 "시도" "시험"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세(essai)에서
비롯됐다.

에세의 어원은 "계량하다" "음미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엑시게레(exigere)
다.

에세이란 흔히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느낌이나 정서등을 표현하는 산문으로
여겨지지만 신변잡기에 가까운 미셀러니와 달리 사회평론의 성격을 띤다.

몽테뉴의 "수상록"(Essais, 1580)이 에세이의 효시로 꼽히는 건 이때문이다.

몽테뉴는 이책에서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토론과 회의 진행방법, 신앙과
과학, 어린이교육, 남녀평등과 성문제, 문명과 자연, 재판과 형벌 등 인생과
사회현상 전반에 관한 생각을 고금의 책내용과 격언등을 곁들여 펼쳐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명제로 유명한 이책은 또 합리적 사고의 존중,
근대적 자아의 주장과 비판정신이라는 에세이의 특성을 잘드러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독일 바이마르시가 "99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전세계인
을 대상으로 공모한 "밀레니엄에세이 콘테스트"에서 약관 20세의 러시아
여대생 이베타 게라심추크가 우승을 차지해 화제다.

수상작은 "바람의 사전(Dictionary of Winds)" "미래로부터 과거를, 과거로
부터 미래를 해방시킬수 있는가"라는 추상적 주제를 다룬 이글에서
게라심추크는 과거와 미래는 분리될수 없으며 따라서 과거를 잊자며 앞으로만
치닫거나 미래를 믿지 않는 것 모두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한다.

중요한 건 이제 스무살밖에 안된 그가 독자적인 시간철학을 신학 역사 과학
수학을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을 동원해 논리적으로 설명해냈다는 점이다.

사회구성원 각자가 객관적 시각과 합리적 사고를 지녀야 사회유지의 근간인
공공선이 지켜질수 있다.

사물에 관한 이해와 비판적 인식력은 문학 예술 역사등 인문학 공부를 통해
길러지고 이는 논리적 글쓰기로 대변된다.

새천년엔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자기의견을 개진할수 있다.

붓가는대로 써대는 글이 아니라 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밀레니엄에세이가
쏟아졌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