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교수 및 졸업생들이 만든 벤처기업이 인터넷 공모를 통하지 않은
순수 일반공모만으로 3천7백40억원이란 거액을 끌어들여 화제가 되고 있다.

3R(대표 장성익)은 지난 16,17일 이틀동안 한빛증권을 통해 실시한
47만5천주(주당 모집가액 2만원)의 일반공모에 이같은 청약금이 몰려 39.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모엔 4천여명의 일반투자자와 미래에셋 한국투신 한글과컴퓨터
한솔CSN 등 40여개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했다.

장성익 3R 사장은 "최근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인터넷
공모를 해 거품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문광고만으로 일반
공모를 실시했다"며 "그런데도 이례적으로 이처럼 대규모 공모금이 몰린
것은 투자자들이 3R의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강조
했다.

3R(www.3r.co.kr)은 지난 96년10월 김원찬 이충웅 교수 등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19명과 제자들이 자본금 2억8천만원으로 만든 벤처기업.

장성익 3R 사장은 전자공학과 86학번이다.

장 사장이 대학원 시절에 참여해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기로 나선게 3R
창업의 계기.

현재 주력 아이템인 동영상 녹화장비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를
포함, 원격 영상감시시스템, 인터넷 토털 솔루션 등을 종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방식의 감지용 비디오녹화시스템인 DVR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테이프에 담지 않고 디지털 신호(MPEG 파일)로 곧바로 저장해 재생시켜 주는
장비.

촬영한 영상을 테이프로 녹화해 확인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폐쇄회로TV와는
차별화되는 제품이다.

은행이나 백화점 등에 주로 설치돼 사람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거래내역
까지 녹화해 줄 수 있다.

이 DVR은 지난 10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 보안시스템 전시회(99 ISC
EXPO)"에서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등 세계적인 업체들을 제치고 미국보안
산업협회가 주는 최우수제품으로 뽑혔다.

현재 미국 호주 중국 등 전세계에 수출되고 있다.

또 지난 8월엔 액면가(5천원)의 10배 할증된 가격으로 56억원의 엔젤투자
자금을 유치하는데도 성공했다.

당시 지분참여를 원하는 금액이 96억원이나 돼 적정 주식수를 갖기 위해
투자자를 되돌려 보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공모의 주간사인 한빛증권의 조장식 기업금융 팀장은 "3R은 올해
86억원의 매출에 16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며 "DVR 외에 ADSL 장비
인터넷방송.뱅킹 등의 사업에 진출하는 내년엔 5백원대의 매출에 70억원
이상의 순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02)840-3525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