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광선에 인생을 건 사나이"

레이콤시스템의 박기수(40) 사장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지난 94년말부터 레이저 광선에만 매달려 왔다.

움직이는 화상과 음성 등 데이터를 레이저로 송수신하는 레이저통신 실현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러시아의 일류기술자들을 초빙, 지난 5년동안 29억원을 쏟아
부으면서 개발에 매달렸다.

워낙 생소한 기술이다 보니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지난 여름엔 운영자금마저 달려 KBS의 "힘내세요 사장님" 프로에까지 출연
했다.

그런 그가 요즘은 신바람이 났다.

최근 개발을 완료하고 특허를 출원한 레이저광전송기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

5km까지 레이저광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이 기기는
이미 LG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드림라인 등 이동전화사와 인터넷 회사 등에
납품됐다.

군에서도 특수용도로 사갔다.

해외에선 필리핀의 키스코사, 중국의 광명그룹 등이 합작을 제의해 오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 추세라면 올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내년엔 매출규모가
2백3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

지난달엔 엔젤을 통해 9억9천만원의 자본도 순조롭게 유치했다.

이때 이 회사 주식은 액면가 1천원 짜리가 17배인 1만7천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레이콤시스템이 이처럼 뜨는 것은 레이저 광전송기의 시장성이 무궁무진
하기 때문.

무엇보다 기존의 광통신보다 훨씬 경제적이어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레이저 광전송기는 땅을 파서 케이블을 묻지 않아도 돼 설치비용이
광케이블의 5분의 1밖에 안 든다.

당연히 설치시간도 짧다.

광케이블을 설치하면 최소한 6개월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레이저 광전송기는 3시간이면 된다.

또 도청이 불가능하고 유지보수도 간편하다.

때문에 이동전화회사의 기지국과 광중계기 연결, 인터넷 서비스망, 방송국
중계시설 등에 널리 쓰일 수 있다.

박 사장은 지난 5년간의 피땀어린 기술개발이 헛되지 않았다는게 가장
기쁘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10km까지 송수신이 가능한 레이저광전송기 개발을 마치고 발표
시기를 점치고 있다.

레이저통신을 이용한 무선 LAN(근거리통신망)도 개발해 놓았다.

(0344)903-2088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