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시장의 문턱을 높임에 따라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은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여 놓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코스닥시장에 신규 등록하는
기업수는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벤처캐피털의 자금지원을 받아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회사에 대해선
벤처캐피털이 10%이상 지분을 보유한지 1년이 경과해야 완화된 코스닥시장
등록요건을 적용받도록 했다.

현재는 벤처캐피털로부터 10% 이상의 자금지원을 받아 벤처기업으로 지정
되면 그 즉시 상당한 혜택을 누렸다.

지분 분산요건(20%)만 갖추면 코스닥시장 등록이 가능했다.

사실상 아무런 등록요건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기업들이 부채비율 등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비로소 코스닥시장
등록이 가능한 것에 견주면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없다.

이에따라 올들어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으려는 기업이 줄을
이었다.

쉽고 빠르게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으로 지정받는 것이
유리한 까닭이다.

코스닥시장 등록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이비 벤처기업"이
기승을 부렸던 것이 사실이다.

중기청이 최근 벤처기업 지정요건을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기청은 지난달 벤처기업확인요건에다 두가지를 새로 추가했다.

즉 설립한지 7년 이내이면서 신주매각을 통해 지분출자를 받은 경우에만
벤처기업으로 지정키로 했다.

그러나 증권당국이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지 1년이상 지나야
완화된 등록요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코스닥시장 등록만 노리고
벤처캐피털의 자금을 지원받았던 업체들은 당분간 코스닥시장 등록이 불가능
하게 됐다.

이에따라 사이비 벤처기업들의 무분별한 코스닥 등록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내년에도 코스닥 등록러시는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최소 3백개정도의 기업이 내년중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벤처기업수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 투자기업은 전체 벤처기업(4천5백여개)중 18.1% 정도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업체나 특허및 신기술을
개발한 기업 등으로 어느정도 순수한 벤처기업으로 볼 수있다.

또한 코스닥 시장 진출을 추진중인 벤처기업수는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기민홍 증권업협회 등록심사팀 과장은 "코스닥진출을 추진중인 기업이 워낙
많기 때문에 내년의 신규등록기업수는 예상치보다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동안 이미 40개이상의 기업이 코스닥등록을 위한 예비
절차인 주간사계약서를 체결했다.

이에따라 내년에도 증권가에서는 공모주청약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김길수 동양증권 기업금융팀 부장은 "무늬만 벤처인 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
발을 붙이기 어렵게 돼 투자자들이 더욱 안심하고 공모주청약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