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소리꾼 조주선(27)씨가 내년 1월 중순 EMI레이블로 판소리음반을
낸다.

세계적인 메이저 레이블에서 국악음반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공부하는 단계에 있는 소리꾼인 그의 가능성에 EMI가 주목한 것이다.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조심스럽습니다. 훌륭한 선배 명창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음반이 됐으면 합니다"

이번 음반은 EMI의 세계 민속음악 전문레이블인 "허미스피어"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다.

그는 "해외공연을 나가보면 교포는 별로 안보이고 외국인들이 객석을 다
차지한다"며 "국악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호응이 예상밖으로 높다"고
전했다.

곡도 일반인들이 알만한 유명한 대목들을 골랐다.

춘향가중 "사랑가" "이별가" "쑥대머리", 심청가중 "평토제 지내는 대목"
"심봉사 물에 빠지는 대목" "심봉사 황성 떠나는 대목", 단가 "사철가" 등을
불렀다.

이 음반은 또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녹음해 눈에 띈다.

그는 "소리가 싫증나지 않고 실제로 옆에서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아날로그 녹음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태생인 그는 중학교 3학년때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국악예고 시절에는 성창순 명창 문하에서 공부했으며 한양대 국악과와
대학원을 나왔다.

지난 93년 국립국악원이 주최한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 남원 전국 판소리명창 경연대회에서는 심청가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으로 일반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박사과정에 진학해 소리꾼 출신 제1호 교수가 되는 게 꿈"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