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벤처기업을 창업한 김세은씨는 요즘 "장자리"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말단 직장인으로 한창 일을 배울 나이에 한 회사를 꾸려가다보니 그럴 만도
하다.

김세은씨 나이는 25세.

대학 졸업한지 채 2년이 안됐다.

그는 지난 여름 인터넷 벤처기업 웹포러스를 창업했다.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프로모션을 기획.집행하고
있다.

기업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면서 젊음을 즐기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학창시절부터 꿈꿔온 사업가의 길에 뛰어들었지만 어려운 일이 한둘이
아니어서 가끔은 후회도 한다고 한다.

"사장이라는 자리는 주어진 일을 처리하고 그것만 책임지는 직장인과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하나에서 열까지 직접 챙기고 책임져야 하니까요.
하지만 어깨가 무거운만큼 제 판단이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짜릿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김 사장이 창업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이화여대 경영학과(93학번) 3학년을 마치고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였다.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랭귀지코스를 밟던 중 와튼경영대학원의 수업을
청강할 기회를 얻었다.

"대학원 재학생들이 지도교수와 팀을 이뤄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모습이
굉장히 부러웠어요. 그때 친하게 지내던 한 일본인 유학생은 4번에 걸친
도전끝에 상당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요"

김 사장은 귀국후 곧바로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업아이템 자금문제 등에서 당시 국내 상황은 벤처기업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일단 기업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국내 한
대기업에 입사했다.

회계팀에서 일하는 1년 반동안 기업과 조직에 대해 착실히 공부했다.

또 인터넷 비즈니스를 사업아이템으로 잡고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퇴근후엔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올초 IMF위기로 어려웠던 경기가 살아나고 벤처창업 열풍이 불면서 김
사장은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서둘렀다.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달 개인전용 데스크톱 포털사이트(my.postpage.com)와
인터넷 광고게임 사이트(www.adq.co.kr)를 오픈했다.

포스트페이지는 무료로 가입한 회원들이 스스로 일정을 관리하고 맞춤뉴스를
받아볼 수 있게 "자기만의 사이버 공간"을 제공하는 사이트.

개인 홈페이지처럼 자기만의 공간을 맘껏 꾸밀 수 있는 화면편집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재 회원은 1만여명.

김 사장은 중견 소프트웨어업체와 공동으로 포스트페이지에 사용된 기술을
패키지화해 기업 인트라넷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실무작업을 추진중이다.

애드큐는 광고를 이용해 만들어진 게임을 즐기면서 일정한 점수를 얻으면
각종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광고게임 사이트.

한달 남짓한 기간만에 2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틀린 그림찾기, 조각 맞추기, 카드 고르기, 퍼즐 맞추기 등과 같은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김 사장은 회원수를 좀 더 늘려 광고에 등장하는 기업들로부터 광고료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벤처기업이란게 원래 고위험 고수익을 특징으로 갖고 있잖아요. 웹포러스의
6명 직원과 함께 인터넷 벤처기업의 성공모델을 만들거예요"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