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용인 중앙연수원은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주변과 적절히 조화를
이룬 환경친화적인 연수시설이다.

이 연수원은 당초 기아자동차 근로자 복지시설로 쓰였다.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 없이 필요할 때마다 건물을 증축하거나 확장해 왔기
때문에 대지 전체와의 긴밀한 연계성이 결여돼 있었다.

이에 따라 시설 변경은 자연과의 교감을 전제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건물들의 산만함을 줄이고 편의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시공은 신동아건설이 맡았다.

마스터 플랜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된 것은 진입도로.

진입도로는 애초 10% 이상의 급경사로 겨울철에 단지내로의 진입이 곤란할
지경이었다.

더욱이 기존 부지와 마주하고 있는 진입로 인근의 12층 높이의 아파트에서
오는 시선을 막아야 할 필요도 제기됐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단지내의 도로 레벨과 건물 기준층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이뤄졌다.

건물 앞의 출입계단을 없앤 다음 도로를 1~2m씩 높였다.

그후 도로를 연장시켜 당초 진입부로부터 6m 정도 상승해 있던 도로 높이를
맞추었다.

또 진입로 부근에는 인공동산을 만들어 완만한 경사를 통해 사람들이 돌아
들어가게 했다.

동산 밑에는 실내주차장을 만들어 기존의 야외주차장을 대신했다.

야외주차장 자리에는 아름다운 수변공간이 설치됐다.

수변공간은 이번 시공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다.

이 수변공간은 진입부근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강의동의 노출된 지하구조물
(각종 탱크류)을 감추어 줄뿐 아니라 수변공간 후면의 커다란 벽들이
방문객의 시선을 맞아들여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본관동에 이르게 한다.

수변공간의 물은 처음에는 돌틈에서 흘러나와 작은 윗단에서 커다란 벽면과
대나무 숲을 투영한다.

벽면을 타고 내려온 큰 물줄기는 밑의 검은 조약돌이 깔린 6백평방m 크기의
큰 연못으로 흘러들어온다.

이윽고 물들은 다단계의 계단 아래로 흐름을 떨구고 사람들이 거니는 노대를
지나 최하단의 수구로 사라진다.

수변공간의 물들은 여러 형태의 소리를 내며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봄이 되면 큰 연못 한가운데서 20m 높이의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르게
된다.

수변공간 주위에는 벤치와 산책로를 꾸미고 계절에 따른 주제별 조경을
함으로써 연수원 초입의 조용한 이미지를 한껏 부각시켰다.

노출 콘크리트, 벽돌, 혹두기 다듬한 계단돌 등 동선의 흐름에 따라 재료의
질감을 달리한 공간처리도 돋보인다.

수변공간을 돌아올라가면 강의동의 정면이 보인다.

알루미늄판으로 장식된 원형의 현관 캐노피(차양)의 산만함을 정리하고 서로
비뚤어져 배치된 기존 건물의 축을 자연스럽게 교정하기 위해 노출 콘크리트
길을 만들어 덧붙였다.

여기에 지하 연결통로의 계단실을 설치해 동선을 유도함으로써 건축물과의
호흡을 최대한 고려했다.

본관과 두 개의 강의동으로 나누어진 연수원은 지하와 지상의 연결통로를
이용해 서로 연계됐다.

동시에 지하연결통로는 설비용 공동구와 전시회장으로, 지상부분은 외부
휴게공간으로 만들었다.

간결하면서도 쉽게 파악되는 연계요소들로 인해 대지 전체는 자연스럽게
주변환경과 어우러진 부분과 내부의 실용영역으로 구분되면서 시각적으로는
서로 어울려 상호보완작용을 하게 된다.

대지 가용면적이 가장 큰 제일 상단에는 운동장을 만들었다.

주변의 자연환경을 가장 적게 훼손하게 된다는 점도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운동장 측면으로 난 도로는 장차 증축될 남쪽 언덕너머의 새로운
연수시설과도 이어지도록 배려됐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