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치뤄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원 선거에서 푸틴 총리를 지지하는
친 정부계 정당 단합당이 급부상했다.

이에따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된 푸틴 총리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개표가 84.03% 진행된 20일 현재(한국시간 21일) 단합당은 23.37%를 득표,
24.22%를 얻어 1당을 차지한 공산당에 근소한 차로 선두를 빼앗겼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총리와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이 주도하는
"조국 모든 러시아연합(OVR)"은 단합당과 경합을 벌일 거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12.64%를 득표해 3위에 그쳤다.

반면 푸틴 지지를 선언한 우파연합은 8.72%를 획득, 5%를 넘으면
성공이라던 예상을 휠씬 뛰어넘었다.

아직 1백% 개표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알렉산드르 베쉬냐코프 중앙선관
위원장은 더이상 정당간 순위변동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결과는 창당 3개월밖에 안된 단합당의 "대약진"으로 해석된다.

단합당은 지난 9월 옐친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
장관이 크렘린과 정부의 지원하에 급조한 정당으로 푸틴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

단합당의 이같은 약진은 내년 6월 치러질 대선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선거는 내년 대선의 리허설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국민들이 단합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옐친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 개혁작업을 지지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 세계적인 비난 여론을 받고 있는 푸틴총리의 체첸공격작전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푸틴 총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데
성공했다.

더욱이 최근 대통령선거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총리가 이끄는 OVR이 예상밖으로 참패, 푸틴의 집권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분석가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러시아에서는 단합당과 공산당을 2개축으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총선과 동시에 치러진 모스크바시장 선거는 초반개표 결과 유리
루즈코프 현 시장이 70%이상을 득표해 재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 김선태 기자 orc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