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한국중공업에 대해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가 한중에
발주키로 했던 15억달러 어치의 발전설비 물량을 취소하겠다는 서한을
보내왔다.

이에앞서 대우중공업 등도 한중에 주문한 선박용 기자재를 공급받지 못해
외국선사로부터 클레임을 받는 등 파업의 후유증이 한중은 물론, 관련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1일 산업자원부와 한중에 따르면 GE는 한중의 파업이 지속돼 발전설비
부품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태가 지속될 경우 한중과
거래를 계속하기 곤란하다는 의사를 한중에 표명해왔다.

글로벌 아웃소싱을 하고 있는 GE는 한중 대신 도시바 또는 멕시코나 중국
등으로 공급선을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막기위해 최근 한중 김재학 부사장 등 관계자들이 GE측을 방문,
정황을 설명하는 등 거래를 지속해주도록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업이 계속되는 한 GE도 거래선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한중측은 내다보고 있다.

GE는 지난해 10월초 잭 웰치 회장의 방한 당시 한중 윤영석 사장과 한중에
5년간 15억달러 상당의 발전설비부품을 발주하기로 합의했었다.

이에따라 한중은 지난 3월 GE파워시스템사에 발전기와 터빈 등 발전소의
핵심설비 1억달러상당을 공급키로 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GE가 한중 대신 다른 업체로 공급선을 돌리려 하는 것은 발전설비 빅딜이
마무리된 직후 시작된 한중 노조의 파업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중 노조는 빅딜민영화 반대를 내세워 이날까지 42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중공업 역시 최근 선박엔진과 선미재(선박후미자재) 등
한중에서 공급받기로 한 자재들이 계약서상 납기를 넘기고도 출고되지 않아
곤경에 처했다.

대우는 이로인해 건조중인 선박의 진수와 선박인도가 지연돼 외국선주들
에게 지체배상금을 물어야할 지경에 처했다면서 한중노조에 대해 자재반출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편 한중노조는 "재벌기업에 의한 한중민영화 반대"입장을 표명하면서
최근에는 우리사주 15%, 협력업체 5%, 전략제휴하는 해외발전설비업체들
각 10%이하, 산업은행지분 25%이상, 한전지분 15%이상의 지분비율로 기업을
공개하자는 안을 한중측에 제시했다.

그러나 산자부의 공식입장은 지분 51%이상을 일괄매각하는 것이어서 노조의
의견이 수용될지는 불투명하다.

< 채자영 기자 jychai@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