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00년에 세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하는 재정적자와의 싸움을 치러야 한다. 유럽은 단일시장을 완성하고
중국은 개방의 세기를 맞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조망하는 ''전망 2000''이란 방대한
분량의 특집판을 20일자에 실었다.

''전망 2000''은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의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각 나라의
현황에서 키워드를 찾아내고 이를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또 금융산업 인터넷 혁명 등 격변을 보이는 산업 분야 및 경제적 현상에
대한 미래상을 예측하고 있다.

다른 주요 언론들도 21세기 미국경제의 성장엔진은 ''e-커머스''(전자상거래)
라 지적하고 e는 ''전자''란 20세기적 의미에서 ''모든 것''(everything)을 의미
하는 e로 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언론의 ''2000년 전망''을 요약한다.

2000년대에는 전자상거래가 지금보다 더 크게 기업을 변화시킬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전통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도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세계적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는 현재 전체 매출의 85%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곧 이 회사처럼 될 것이다.

또 인적 물적 자원까지 본격적으로 사내 네트워크(인트라넷)를 통해 관리
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 대기업중 90%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갖고 있거나 인터넷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체 미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엔 아직 10%만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에 앞다퉈 뛰어든다면 지금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었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인터넷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내면 전 세계 기업들이 견적서를 들고 달려
들어 가격과 질을 다투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

이 시장은 규모를 점치기 어려울만큼 거대할 것이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인터넷이 여러 부문간의 복잡한 계약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만 전자상거래를 이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누구나 이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공짜 PC"와 무료 인터넷 접속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저소득층에도 인터넷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또 컴퓨터 화면에 있는 그래픽을 실제로 만지는 것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장비가 나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괴리를 좁혀 놓았다.

여기에 인터넷의 속도가 빨라지고 휴대전화를 비롯 다양한 장비로 접속할
수 있는 광대역(Broadband)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다양한
계층의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적으로 2억명선인 인터넷 이용자가 앞으로 2년 내에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올해 2백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전자상거래 소매시장은 2003년엔
1천4백50억달러로 7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기업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1천90억달러에서 1조3천억달러로
10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한 주식거래까지 포함시킨다면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어림하기조차 힘들 정도가 될 것이다.

인터넷은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파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특히 광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고객별로 맞춤 광고를 제공하는 "1대1 마케팅"이 가능
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온라인 광고시장은 올해 32억달러에서 내년에는 47억달러
로, 2003년에는 1백15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기업들(닷 컴)끼리는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기존 매체에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부을 것이다.

닷 컴들의 광고비용은 지난해 5억4천6백만달러에서 올해는 12억달러로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내년 1월 인터넷 기업들의 TV 상업광고 예약상황을 보면 2000년에
광고비가 적어도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는 "PC는 죽었다. 하지만 PC는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말이 들어맞게 될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전화와 전화선에 접속해 전자우편 검색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비롯해 PC가 아닌 인터넷 장비들이 이른바 "포스트 PC시대"
를 열 것이다.

여기엔 인터넷 접속 기능을 추가한 비디오 게임기들도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PC 판매는 줄지 않을 것이다.

포스트 PC 시대에도 PC는 살아남아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내려받거나 장비들
끼리 데이터를 주고 받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다.

내년에도 PC 판매량은 지난 6년간 그랬던 것처럼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