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거품속의 두 신사 .. 노성태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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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서 "거품(bubble)"이라고 하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의 가격이
투자자들의 상승 기대심리 때문에 기본실력 이상으로 엄청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거품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좀처럼 그런 열풍에 휘말리지 않을 것 같은 점잖은 사람들까지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것이다.
1720년 영국에서 벌어진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거품 사건 때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물리학자와 사려깊은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정치가가
말려들었다.
이 회사는 중남미와 남태평양지역과의 무역(주로 노예무역)에 관해 독점권을
갖고 있었는데 실적이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투기바람이 불어 주식가격이
몇 달 사이에 8배나 올라버렸다.
투자자들은 심지어 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남해"라는 이름만 붙은 회사라면
내용도 묻지 않고 그 주식을 사 모으기에 이르렀다.
당시 모든 과학자들의 추앙을 받으며 영국왕립협회의 회장자리에 앉아 있던
뉴턴은 처음에는 합리적이고도 냉정한 사람답게 투기에 가담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노욕 때문이었는지 8순에 가까운 그도 결국에는 그 주식을 사고
말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이 터지게 되자 큰 손해를 보았다고 한다.
한편 하원의원이면서 재무부의 경리총감 직위를 갖고 있던 월폴(Walpole)
또한 남해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친구인 은행가 제이컴의 충고를 받아들여 곧 손을
뺌으로써 손해는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거품사건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재산을 날렸으며 장관들중에 3명은 투기는
물론이고 뇌물까지 받아 먹었음이 사후 의회조사에서 밝혀지게 됐다.
비리혐의가 없었던 월폴은 그후 승승장구하여 공식적으로는 영국의 초대
수상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코스닥시장의 주식값이 거품인가 아닌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거품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코스닥의 벤처주가가 금년들어 6.5배나 올랐으며
어느 회사의 경우에는 매출액으로 비교해 1천배가 더 큰 대기업보다도
싯가총액이 높아져 있다는 점들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정부가 단속을 하겠다고 나서자마자 지난주 사흘간 코스닥주가가 곤두박질
하여 개인투자자들은 3조5천억원이나 되는 재산상의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도
그간의 거품주가에 대한 반증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거품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벤처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매출이 아니라 장래의 수익성이며 굳은 머리들로는 인터넷시장과
정보통신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의 주가가 거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년간 여러차례에 걸쳐 미국의 주가가
거품이라고 단정하고 특집까지 내가며 거품의 파열이 임박했다고 경고해
왔었지만 아직까지 그 진단이 맞아들어 가지 않았으며 미국 주가는 오히려
상승일로에 있다.
그러나 거품의 기미가 다소라도 느껴지는 시점이라면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보호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바람직
한 일로 생각된다.
영국의 경험에서 보듯이 개인투자자는 투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으로서는 거품을 유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도록 유념하는
것이 중요한데 무엇보다도 유동성의 수위와 그 흐름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거품은 언제나 돈이 흘러넘치고 예금등 보통금융상품의 금리가 낮아 투자자
들의 성에 차지않을 때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회사나 주식에 관하여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지금처럼 우후죽순같이 쏟아지는 신규상장 또는 등록회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것도 긴요한 일이다.
또한 사이버증권거래가 늘어나면서 성행하고 있는 초단기 주식거래, 즉
데이 트레이딩에 관하여도 실태를 파악해보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거품이 커가는 데에는 항상 작전세력이나 사기꾼이 가담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부자 거래 등 불공정한 거래도 따르게 마련이다.
이런 세력이나 거래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주 임무가
돼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인적자원을 늘려서라도 주가에 대한 감시체제를 대폭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두 신사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투자는 투자자
개인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 자신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신뢰도 높은 정보소스를
확보, 활용하고 과욕을 다스려 나가는 것이 으뜸가는 투자전략일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
투자자들의 상승 기대심리 때문에 기본실력 이상으로 엄청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거품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좀처럼 그런 열풍에 휘말리지 않을 것 같은 점잖은 사람들까지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것이다.
1720년 영국에서 벌어진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거품 사건 때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물리학자와 사려깊은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정치가가
말려들었다.
이 회사는 중남미와 남태평양지역과의 무역(주로 노예무역)에 관해 독점권을
갖고 있었는데 실적이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투기바람이 불어 주식가격이
몇 달 사이에 8배나 올라버렸다.
투자자들은 심지어 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남해"라는 이름만 붙은 회사라면
내용도 묻지 않고 그 주식을 사 모으기에 이르렀다.
당시 모든 과학자들의 추앙을 받으며 영국왕립협회의 회장자리에 앉아 있던
뉴턴은 처음에는 합리적이고도 냉정한 사람답게 투기에 가담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노욕 때문이었는지 8순에 가까운 그도 결국에는 그 주식을 사고
말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이 터지게 되자 큰 손해를 보았다고 한다.
한편 하원의원이면서 재무부의 경리총감 직위를 갖고 있던 월폴(Walpole)
또한 남해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친구인 은행가 제이컴의 충고를 받아들여 곧 손을
뺌으로써 손해는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거품사건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재산을 날렸으며 장관들중에 3명은 투기는
물론이고 뇌물까지 받아 먹었음이 사후 의회조사에서 밝혀지게 됐다.
비리혐의가 없었던 월폴은 그후 승승장구하여 공식적으로는 영국의 초대
수상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코스닥시장의 주식값이 거품인가 아닌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거품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코스닥의 벤처주가가 금년들어 6.5배나 올랐으며
어느 회사의 경우에는 매출액으로 비교해 1천배가 더 큰 대기업보다도
싯가총액이 높아져 있다는 점들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정부가 단속을 하겠다고 나서자마자 지난주 사흘간 코스닥주가가 곤두박질
하여 개인투자자들은 3조5천억원이나 되는 재산상의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도
그간의 거품주가에 대한 반증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거품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벤처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매출이 아니라 장래의 수익성이며 굳은 머리들로는 인터넷시장과
정보통신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의 주가가 거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년간 여러차례에 걸쳐 미국의 주가가
거품이라고 단정하고 특집까지 내가며 거품의 파열이 임박했다고 경고해
왔었지만 아직까지 그 진단이 맞아들어 가지 않았으며 미국 주가는 오히려
상승일로에 있다.
그러나 거품의 기미가 다소라도 느껴지는 시점이라면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보호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바람직
한 일로 생각된다.
영국의 경험에서 보듯이 개인투자자는 투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으로서는 거품을 유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도록 유념하는
것이 중요한데 무엇보다도 유동성의 수위와 그 흐름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거품은 언제나 돈이 흘러넘치고 예금등 보통금융상품의 금리가 낮아 투자자
들의 성에 차지않을 때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회사나 주식에 관하여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지금처럼 우후죽순같이 쏟아지는 신규상장 또는 등록회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것도 긴요한 일이다.
또한 사이버증권거래가 늘어나면서 성행하고 있는 초단기 주식거래, 즉
데이 트레이딩에 관하여도 실태를 파악해보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거품이 커가는 데에는 항상 작전세력이나 사기꾼이 가담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부자 거래 등 불공정한 거래도 따르게 마련이다.
이런 세력이나 거래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주 임무가
돼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인적자원을 늘려서라도 주가에 대한 감시체제를 대폭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두 신사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투자는 투자자
개인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 자신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신뢰도 높은 정보소스를
확보, 활용하고 과욕을 다스려 나가는 것이 으뜸가는 투자전략일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