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로 인한 단전 단수 가스공급
중단사태 등을 우려해 양초 생수 부탄가스 등을 사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장년층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주부 정모씨(36.여)는 21일 오전 G백화점을 찾았다.

딸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를 산뒤 지하 식품부로 내려갔다.

"Y2K 대비품"을 사기 위해서다.

정씨는 쌀 라면 참치통조림 초코파이 등으로 구성된 생필품세트를
구입했다.

4인가족이 열흘간 버틸 수 있도록 한 상품을 8만원에 샀다.

보름간 쓸 수 있게 만든 상품을 사가는 주부들도 있었다.

경기도 분당의 심모(50.여)씨는 인근 할인매장에서 생필품을 사다가
틈틈이 비축하고 있다고 한다.

기초식량은 물론 가스레인지 손전등과 석유난로까지 구입했다.

앞으로 대형 생수 3~4통을 주문하고 현금도 넉넉하게 찾아둘 예정이다.

이처럼 뉴 밀레니엄을 "우려"속에 맞는 소비자들의 겨냥한 Y2K마케팅도
요즘 성황이다.

H유통이 만든 Y2K 생필품 세트(2종)는 최근 2주일 사이에 1천3백개 가량
팔렸다.

즉석밥과 즉석미역국 스팸 참치 생수 부탄가스 등으로 구성해 만든
C사의 "뉴 밀레니엄 OK세트"도 잘 나가고 있다.

세트당 1만9천9백99원에 판매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에 2천세트를 납품했다"며 "이달들어
즉석밥 매출이 지난달보다 3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Y2K 관련 생필품을 한 곳에서 모아 파는 유통업체도 등장했다.

L유통은 지난 18일부터 전국 63개지점에서 "Y2K 걱정 끝!" 행사를 열고
있다.

쌀 햇반 라면 빵 생수 분유 콘푸레이크 손전등 등을 별도에 판매대에
진열해 팔고 있다.

이 행사로 매출이 20~30% 늘었다고 한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Y2K 특수를 누리고 있다.

K클럽에서는 평소 거의 매기가 없던 양초가 하루에 1백50만원어치까지
팔리고 있다.

라면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