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를 받은 영준 엄마는 병마의 손아귀를 벗어날 것인가.

안타깝게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연말이다, 새 천년이다 해서 다들 들떠 있는 분위기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서 차분하게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살만하니까
불행이 닥치는 인생의 부조리함을 말이죠"

김한영(51)PD가 들려주는 말은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한다.

대신 그는 "기가 막힌 순애보가 마지막회에 펼쳐질테니 시청자들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작가와 나만 알고 있고 아직 연기자들도 모르고 있다"면서
웃었다.

김PD는 중년층 시청자들이 이번 드라마에 보낸 성원에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며칠전 야외촬영을 위해 군산에 내려갔다가 만난 시장 아줌마들에게서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어요. 우리도 사랑하고 연애하고 싶다는 활력말이죠.
중년층의 욕구를 수용하는 프로그램이 더많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자들의 열연에 대한 감사도 잊지않았다.

특히 김영애씨는 암의 고통으로 절규하는 장면을 찍고난후 얼굴과 팔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감정에 몰입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고마워했다.

"20년넘는 연출생활에서 이번 작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욕심이 많았기
때문이겠죠"

담배연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벌써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듯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