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덕 < 한국노농문제연구소장 >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자연대로라면 과잉인구로 인한 식량부족은 피할 수 없다"고 T.R.
맬서스는 경고했다.

새 밀레니엄 2000년의 인구는 반세기전의 25억보다 두배가 훨씬 넘는 60억명
으로 불어났으니 200년전 맬서스의 경고가 새삼 엄습해 온다.

지난 11월말 미국 시애틀에서 열렸던 뉴라운드는 일단 결렬됐다.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으려던 이 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주된 요인은
식량문제였다.

오늘날 식량문제는 가진 나라와 갖지 않은 나라로 빈.부의 양극현상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8억명이 기근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북한은 "구걸"해서 겨우 연명해 왔다.

남한은 쌀만은 자급한다고 하지만 식량자급률은 28%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매년 북한에 대한 총원조량보다 무려 10배이상이나 많은 1천4백
90만4천톤(농업통계:밀 3백40만톤.옥수수 8백63만톤.콩 63만톤)을 외국에서
수입해 충당하고 있다.

남한은 식생활패턴이 기름기많은 육류로 바뀌었다.

이로인해 가축의 사료용식량은 사람을 위한 식량보다 더 필요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남북 모두 식량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셈이다.

한반도의 남과 북은 비록 정치적으로 갈라져 있어도 "민족공동체"다.

21세기는 통일된 단일국가는 못되더라도 경제만은 국경이 없어야 한다.

특히 식량농업문제는 같은 운명공동체가 되어야만 살아 남게 될는 지
모른다.

그동안 남한은 단위수확량이 많은 "기적의 쌀" 통일벼를 통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득이 높아진 오늘날은 국민들이 맛이 좋은 쌀을 선호, 이제
통일벼는 거의 사라지고 없다.

여기에다 "유기농" 식품까지 선호하니 앞으로 선진국(곡물메이저)들의
유전자식품은 당분간 발 붙이기 어려울 듯하다.

남한의 농토는 해가 갈수록 다른 용도로 잠식되어간다.

그런데 농산물의 교역전망은 "개방"하는 쪽으로 갈 게 틀림없어 보인다.

현재 남.북이 취해 온 대비책으로 과연 "민족 식량안보"가 가능할 것인가.

더욱이 쌀 옥수수 콩 등의 생산성도 문제다.

국제 가격경쟁력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쌀은 3배 내지 5배 비싸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남.북농업은 역할을 분담하여 대비할 일이다.

남한에서는 비료 자본 기술을 북한에게 제공하고 북한은 농토와 노동을
제공하라.

비료 농약 등 농업자재만 제대로 공급하면 남한과 비슷한 생산량이
기대된다.

남북이 농업부문에서 힘을 합친다면 유전자곡물 수입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북측에서 교역이전 "구상무역"이든 "계약재배"든 북측이 원하는 대로
한다해도 "농산물의 역할분담"은 상호이익이 된다.

따라서 서두를 수록 좋을 일이다.

남한은 콩 하나만해도 연간 1백63만톤을 수입한다.

미국 잉여농산물이 들어오기전엔 100% 자급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콩나물콩조차 자급률이 30%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북한에서 콩나물콩만 계약재배할 수 있다면 피차 얼마나 다행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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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