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리 사회에서는 정말 어이 없는 일이 두 번이나 벌어져 많은
사람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하나는 신성한 국회의사당에서 나이든 남자 국회의원이 상대당의 젊은 여자
의원에게 "싸가지 없는 X"하고 욕을 했다.

또 하나는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담당 특별 검사를 방문한 민주노총의 한
간부가 ''이 XX놈아''하고 면전에서 내뱉었다.

"언어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세태다.

이를 반영,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말속엔 대부분 욕이 들어있다.

이 지경까지 된데 대해 우리 성인들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나와 다른 주장,시각을 가진 사람과 자주 만나게 된다.

이 경우 토론을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교과서적 이야기는 논외로 치자.

자기의 생각과 다르다고해서 욕설을 퍼부어 상대를 모욕하는 건 야만적이다.

욕을 한 사람은 상대에게 한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에게 한 욕설이나
마찬가지다.

보는 사람이 욕하는 사람의 인격을 그렇게 보는 것이다.

또 욕이란 시정의 잡배들도 정말 화가 났을 때나 하는 말이다.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는 남자 의원이나 "유감"이란 말 갖고는
미흡하다.

비겁한 일이다.

상대를 마구 때리거나 욕하고 난 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식석상에서의 언어폭력은 "징벌"해야 마땅하다.

그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의사당에서 싸우며 욕지거리하는 장면이 TV에
나오는 세상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김진영 < 서울 양천구 목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