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처리문제를 놓고 국내외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 대우사태 수습에 대한 몇가지 의견을
제시한다.

첫째 외국자본의 한국 유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 해외차입은 재고해야 한다.

개별기업들이 자신의 능력과 신용도에 따라 정부보증없이 해외에서 차입을
하고 있는데 만일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자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대외 이미지, 나아가 국가 신인도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방법이야 어떠하건 해외차입은 앞으로 갚지 않으면 안될 빚이다.

개별기업의 해외차입때 기업의 자산가치, 향후 성장성, 수익성, 상환능력,
경영주의 신용도 등을 금융감독기관이 사전 심사해야 한다고 본다.

둘째 금융권에도 책임이 있다.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해 충분한 실사를 거치는
엄격한 대출규정이 있다.

은행들이 대우에 부정하게 대출했다는 뜻이 아니라 결과가 이렇게 나와
국민부담이 가중된 것에 대해서는 은행에도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이번 기회에 모든 금융기관이 제2의 대우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원칙과
규정에 따라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공정한 룰 적용을 정착시켜야 한다.

셋째 관련회계법인도 책임이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됐다면 기업회계감사가 과연 공정하게 집행되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이 무너질 때 "어느날 갑자기"는 없다.

환부가 곪다가 결국은 터진 것이다.

이번 대우사태의 뼈아픈 국민적 교훈을 거울삼아 정부는 은행권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또 은행은 새롭고 공정한 심사평가기준으로 대출업무에 일대 쇄신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회계감사기관들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감사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남기 < (주)천안무역 대표이사 사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