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직원들의 취미는 인트라넷이에요"

건자재 회사인 벽산의 김현두 대리는 점심을 먹고 바로 컴퓨터에 앉는
습관이 생겼다.

사내 인트라넷 "작품의 세계"에 띄워진 영화감상을 읽기 위해서다.

최근 개봉된 "러브레터"와 "텔미썸딩" 등 화제작에 대한 개성있는 토론이
이뤄진다.

"아! 그런 의미였구나"

김 대리는 미처 생각지 못 했던 이면의 내용을 이해하고 무릎을 친다.

그리고 러브레터의 주인공을 떠올리며 또 한번 잔잔한 감동에 젖는다.

이런 식으로 영화 이야기에 파묻혀 한 때를 보내면 일상 업무속에 메말라진
감정이 다시 촉촉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요즘은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김 대리 외에도 벽산엔 상당수의 인트라넷 팬들이 있다.

이들은 궁금한 점을 E메일을 통해 서로 묻고 답해주기도 한다.

또 영화평에 대한 감상을 다시 올리고 다른 의견을 내기도 한다.

이런 과정속에서 직원들간의 자연스런 교류가 이뤄지고 친밀감이 더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작품의 세계" 외에도 인트라넷 속엔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감칠맛나는
에피소드를 적는 "살아가는 이야기", 자신의 평소 생각이나 주장을 말하는
"이해의 샘", 첨단 비즈니스 동향이나 자료를 올리는 "신지식 공간", 영화
테니스 축구 등의 "동아리 광장"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 회사 김재우 사장은 가장 많은 글을 올리는 사람들중 하나.

평소 감명깊게 읽은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도 하고 사내의 미담과 실적을
밝히면서 격려하기도 한다.

김 사장은 "인트라넷을 통해 업무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직원들의 사기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02)2260-6198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