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사장은 나래이동통신과 소프트뱅크홀딩스코리아(SBHK) 설립을 위한
합작 조인식을 마친뒤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SBHK를 통해 향후 2년간 1백여개 업체에 투자한다고 했는데 투자대상업체는
확정됐는가.

"지금은 인터넷 혁명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한달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학생인 사람들이 내년초 졸업해 벤처기업으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1백개란 하나의 개념이다.

숫자는 그것을 넘을 수 있다.

이미 한국 인터넷 업계에 소프트뱅크가 투자 대상을 확정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직은 선별 작업중이다.

대상 업체는 이홍선 나래이동통신 사장과 그 팀이 선정할 것이다.

섣부른 추측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

-투자 대상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게 되나.

"투자대상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이용자수 회원수 페이지뷰수 트랜잭션 수
등이다.

또 비즈니스 모델 및 경영자, 그 팀의 능력과 열정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SBHK의 투자 재원은 20대 40대 40의 비율로 배분할 계획이다.

첫째 20은 야후코리아와 같이 소프트뱅크 계열사의 한국 진출에 쓰일
것이다.

둘째 40은 초기 단계의 한국 창업사에 투자한다.

나머지 40은 기업공개 직전의 성숙된 업체로 갈 것이다"

-LG투자증권과 합작으로 E트레이드증권중개를 설립키로 한 데 이어 코스닥
증권시장주식회사 지분 49%를 사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말해달라.

"현재 모든 산업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편되기 때문에 인터넷은 거의 모든
분야와 관련이 있다.

금융은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분야다.

한국 증권시장은 특히 인터넷부문을 중심으로 일본보다 앞서있는 것으로 평
가된다.

E트레이드중권중개을 설립하는 것은 한국 금융시장의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평가라고 봐주기 바란다.

코스닥시장 지분 매입을 위해 코스닥측과 한차례 회의를 가졌다.

아직은 논의의 초기 단계여서 내세울 결과가 없지만 미래에 가능성은 있다.

코스닥과 제휴가 성사되기를 바란다"

-한국 인터넷업체와 해외 업체의 제휴는 어떤 형태로 이뤄질 것인가.

"인터넷분야에 관한한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곳이라면 어디에나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은 영어나 프랑스어로만 서비스되는 인터넷 사이트 내용이 유익하다면
한국 이용자를 위해 한국에 소개할 계획이다.

또 역으로 한국 인터넷 기업의 글로벌화에도 기여할 생각이다.

SBHK는 1억달러로 한국 투자를 시작한다.

이것은 최소한의 금액이며 미래 규모는 한정하지 않았다.

3억~4억달러 그리고 그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소규모 지주회사를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SBHK는 몇번째 지주회사인가.

"소프트뱅크 자체가 하나의 지주회사다.

일본에는 이 밖에도 금융 미디어 전자상거래 기술등 여러 부문에 걸쳐 6~7개
의 지주회사가 있다.

또 미국에는 2개의 지주회사가 있다.

초기 단계의 업체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테크놀러지 벤처스와
성숙단계 및 기업공개 직전단계의 회사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홀딩스이다.

영국과 프랑스에도 각각 한개씩 지주회사가 있다.

프랑스의 지주회사는 독일 등 유럽대륙을 커버한다.

이번에 한국에 지주회사가 탄생하고 중국에도 2000년 초 지주회사 설립이
발표된다.

2000년 초 지주회사 수는 15개가 될 전망이고 이 수는 앞으로 몇백개로
늘어날 수 있다"

-투자에는 공격적 M&A도 포함되는가.

"M&A에는 관심없다.

단지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 기업과 소프트뱅크가 동시에 크는 길을 모색할
것이다"

-인터넷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시는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국 정부가 "모든 학생이 한대의 PC를 갖고 모든 PC가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되도록 한다"는 비전을 실천하는 데 감명받았다.

나도 이런 내용을 일본 정부에 건의했다.

한국과 일본이 21세기에 세계적 인터넷 강국이 되려면 인터넷 서비스의
수준을 높여 사용자 수를 늘리는 일이 핵심적이다"

-손 사장은 계열사들을 "늑대떼"(Group of Wolves)로 묘사하고 있다.

그 의미는 뭔가.

"여러 계열사를 엮어 시너지 효과를 내면 막강한 위력이 생긴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나는 계열사를 지배하거나 컨트롤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서로 협력해 상승효과를 얻도록 도울
뿐이다.

이제 불과 2주뒤면 뉴 밀레니엄이 온다.

산업사회 단계에서는 대형업체의 거대 자본이 있어야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는 아이디어와 정신만 훌륭하면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

나는 한국이 이런 점에서 인터넷시대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과 한국기업들에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 조정애 기자 jch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