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는 해소될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시스템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어 아시아경제의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폴 크루그먼 미국 MIT교수가 21일 진단했다.

그는 이날 방콕에서 열린 상공인 회의에서 "아시아경제는 산업생산 증대와
국내총생산(GDP) 증가에서 나타나듯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금융산업이
과다한 부채로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4년 아시아경제위기를 최초로 예견했던 크루그먼 교수는 "마치
아시아 경제위기가 행복한 결말을 볼 것처럼 보이지만 역내경제는 그동안
텅 비었던 투자의 자리를 금융시스템 구조조정이 아닌 수출주도의 성장으로
메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시아경제가 당초 예상보다는 낙관적이지만 현재 일본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유동성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너무
일찍 긴축으로 돌아선 일본의 선례를 따라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