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뿐만 아니라 보험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각종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라는 멍에를 짊어져야 할
수많은 고객들이 내년초 이 멍에에서 벗어날 것 같다.

신용정보전산망을 이용하는 전 금융기관들이 빠르면 올해안으로 1천만원
이하를 대출받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빚을 갚을 경우 즉시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를 떼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21일 여신전문위원회를 열고 1천만원 이하 신용불량자들의
경우 대출원리금 상환즉시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즉시 삭제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5백만원 미만일 경우에만 이같은 혜택을 줬으나 내년초에는
한시적으로 1천만원까지 높여 주기로 했다.

은행들은 24일 여신전문위원회를 한차례 더 열고 신용불량자 사면안건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보험 상호신용금고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금융권별로 위원회를 개최, 이같은
신용불량자 사면방안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신용불량자를 사면하기 위해서는 신용정보교환및
관리규약을 각 금융권별로 개정해야 한다"며 "은행이 먼저 규약을 개정하면
다른 금융권별로 규약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불량자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연체하거나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한다.

금융기관은 금융거래가 불량한 사람들을 은행연합회 신용정보전산망에 등록,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용불량자 수는 현재 2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금융권이 사면안을 확정하면 이중 35만-40만명이 일단 혜택을 받을수 있는
후보가 된다.

신용불량자는 주의거래처 황색거래처 적색거래처 등 3가지로 구분돼 관리
되고 있다.

주의거래처는 1천5백만원 미만 대출금을 6개월 이상 갚지 않을 경우에
해당된다.

또 5백만원 이하의 신용카드 대금을 6개월 이상 결제하지 않을 경우에도
주의거래처로 등록된다.

황색거래처는 1천5백만원 이상 대출을 받아 3개월 이상 갚지 않을 경우에
적용된다.

1천5백만원 이상 대출금을 6개월이상 갚지 않으면 적색거래처로 신용불량
등급이 높아진다.

은행들은 적색거래처에 대해서는 신규대출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기존 대출금의 연장도 불가능하고 신용카드 사용도 금지된다.

황색이나 주의거래처의 경우에는 신규대출을 금지하는 강제규정이 없다.

그러나 은행들은 황색거래처나 주의거래처에 대해서도 모두 신용불량자로
분류, 신규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연체된 대출금을 갚더라도 일단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1년 이상 기록이
신용정보전산망에 보존된다.

주의거래처는 기록의무 보존기간이 1년이며 황색은 2년, 적색은 3년으로
늘어난다.

은행들은 1천만원 이하의 연체대출금을 이미 갚았으나 신용불량자로 남아
있는 사람들도 사면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또 연체대출금을 갚기 위한 신규대출도 허용할 계획이다.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활용하는게 유리하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연체대출금이 1천만원을 초과해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들은 사안에 따라
선별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신용불량자 사면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설치, IMF사태 이후
어쩔수 없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을 가려내 선별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중
이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