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자를 말발굽 모양으로 형상화한 아이그너 로고.

이는 "독일 지성의 상징"으로 통한다.

유럽의 중류층 이상의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제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이그너 핸드백이다.

아이그너가 가죽제품의 명품 반열에 올라선 데는 90년이상 지켜온 남다른
고집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까다로운 원자재조달 철저한 장인정신에 의한 제품생산, 독특한 디자인이
바로 그것.

우선 원자재를 보자.

이 회사의 원피조달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호주산 소나 송아지가죽을 주로 사용하는데 가죽을 고를 때 철조망같은
울타리 안에서 기른 소의 가죽은 쓰지 않는다.

미세한 흠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대자연의 푸른 풀밭에서 방목된 것을 선택한다.

가죽은 주로 목부분을 사용한다.

잔주름이 섬세하게 나타나는 이 부분은 질이 좋기로 으뜸으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최고급에 해당하는 부분 30% 정도만 골라 잘라내 쓴다.

원가가 많이 들지만 품질유지를 위한 투자로 생각한다.

이 회사는 모든 제품을 자가공장에서 스스로 만든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하는 유명브랜드 제품들이
많지만 아이그너는 라이선스 생산을 하지 않는다.

본사는 독일 뮌헨, 공장은 이탈리아에 있다.

자체 공장이다.

디자인은 본사에서 하고 생산은 이탈리아 장인들 손에 맡기는 것이다.

공장직원은 평균 15년정도 이 분야에서 일해온 베테랑들이다.

제품은 유럽 전역과 일본 동남아 등지로 수출한다.

아이그너는 매장관리가 까다롭기로도 유명하다.

아이그너의 수입판매권을 따내는 것보다 매장하나 늘리는게 더욱 힘들다고
할 정도다.

자사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가 매장을 새로 낼 경우 직접 매장의 레이아웃과
디스플레이, 조명 등을 체크한다.

이는 자사 제품의 품질과 위상에 걸맞는 진열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관련해 특기할만한 것은 뮌헨에는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독일을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

국제적인 감각을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아이그너는 클래식 스타일만 고집해왔었다.

종마로 유명한 헝가리 태생의 아이그너는 1904년 회사를 창업한 뒤 독특한
염색기법을 개발했다.

와인색을 상징컬러로 삼았다.

90여년동안 변화가 거의 없던 디자인은 21세기를 앞둔 올해부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클래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모던 첨단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도 핸드백 신발 등 가죽제품 위주에서 토털패션으로 전환했다.

신사복 숙녀복 등 의류와 스카프 넥타이 시계 등.

매년 5백종이상의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종합브랜드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패션은 변화다.

아이그너의 변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02)3446-3100

<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