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3일 대선자금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천용택 국정원장
을 경질, 후임에 임동원 통일부장관을 임명했다.

김 대통령은 또 신임 통일부장관에 박재규 경남대 총장을 임명했다.

박준영 청와대대변인은 "천 원장이 대선자금 발언 이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따른 사의를 여러차례에 걸쳐 표명했다"면서 "천 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22일 김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고 김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신임 임 국정원장은 외교정책과 대북정책 전반에 밝고 대통령
의 대북 포용정책을 뒷받침하면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해온 점이 높게 평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또 "신임 박 장관은 남북관계 전문가로 북한에 대한 깊은
철학을 갖고 있고, 차분하고 합리적인 업무 추진력 등이 평가돼 발탁됐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천 전 국정원장은 지난 15일 검찰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공개 보도
를 전제로 "김대통령이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으로부터 대선전에 정치자금
을 받았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야당을 통해 언론에 보도돼 파문을 일으켰다.

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내년 1월 중순 개각을 한다는 말을 한 후 다른
말이 없었다"며 연말 추가 개각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에따라 총리의 총리직 사퇴에 따른 집권 2기 내각 구성은 당초 예정대로
내년 1월 15일쯤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