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97만명으로 줄었다는 실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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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의 실업자가 97만5천명으로 전 달보다 5만명이 줄었고 실업률 역시
4.4%로 0.2%포인트가 낮아짐으로써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12월의 3.1%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환란 이후 최고 2백만명에 이르던 실업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년에 실업자가 95만7천명, 4.3%까지 감소한다는 전망도 희망적이다.
실물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는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밝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실업에 대한 국민들의 느낌은 오히려
상당히 우울한 것 같다.
통계의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측면 때문이다.
실업자의 수가 줄긴 했지만 외환위기 당시인 97년 4.4분기의 56만1천명에
비해서는 아직도 1.7배나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려다 실패하고 아예 취업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가
19만8천명에 이른다는 점, 실업률 하락에 지난 10월부터 34만명에게 임시
일자리를 제공한 겨울철 공공 근로사업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들의 비중이 지난 3월 50%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달에는 53%까지 높아졌다.
어차피 선진국형으로 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하더라도 고용구조가 불안해
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는 장기 실업자가 17만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7.5%를 차지하며, 특히 이들이 대부분 저소득 취약 계층에 집중됐다는 점
역시 밝은 통계를 접하면서도 국민들이 시쿤둥해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또 항상 좋은 시절과
비교하게 마련이므로 국민들이 통계와 상반되는 느낌을 지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상반기에 실망실업자의 사례를 들어 고용사정이 정부가
집계하는 실업률 통계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정부가 통계치의 호전에 지나치게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음에도 그 속에는 이처럼 많은 문제들이 숨어있으므로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도적 틀을 갖추는 일과 함께 이미 시행 중인 직업훈련, 공공근로 사업,
취업알선 시스템 등의 효율을 높이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경기회복과 함께 산업별, 또는 고용규모별로 인력부족 현상이
일어남으로써 실업과 인력난이 공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미
가시화되는 임금의 과도한 상승에도 미리미리 대비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
4.4%로 0.2%포인트가 낮아짐으로써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12월의 3.1%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환란 이후 최고 2백만명에 이르던 실업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년에 실업자가 95만7천명, 4.3%까지 감소한다는 전망도 희망적이다.
실물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는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밝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실업에 대한 국민들의 느낌은 오히려
상당히 우울한 것 같다.
통계의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측면 때문이다.
실업자의 수가 줄긴 했지만 외환위기 당시인 97년 4.4분기의 56만1천명에
비해서는 아직도 1.7배나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려다 실패하고 아예 취업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가
19만8천명에 이른다는 점, 실업률 하락에 지난 10월부터 34만명에게 임시
일자리를 제공한 겨울철 공공 근로사업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들의 비중이 지난 3월 50%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달에는 53%까지 높아졌다.
어차피 선진국형으로 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하더라도 고용구조가 불안해
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는 장기 실업자가 17만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17.5%를 차지하며, 특히 이들이 대부분 저소득 취약 계층에 집중됐다는 점
역시 밝은 통계를 접하면서도 국민들이 시쿤둥해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또 항상 좋은 시절과
비교하게 마련이므로 국민들이 통계와 상반되는 느낌을 지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상반기에 실망실업자의 사례를 들어 고용사정이 정부가
집계하는 실업률 통계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정부가 통계치의 호전에 지나치게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음에도 그 속에는 이처럼 많은 문제들이 숨어있으므로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도적 틀을 갖추는 일과 함께 이미 시행 중인 직업훈련, 공공근로 사업,
취업알선 시스템 등의 효율을 높이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경기회복과 함께 산업별, 또는 고용규모별로 인력부족 현상이
일어남으로써 실업과 인력난이 공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미
가시화되는 임금의 과도한 상승에도 미리미리 대비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