滿庭月色無烟燭,
만정월색무연촉

入座山光不速賓.
입좌산광불속빈

更有松弦彈譜外,
갱유송현탄보외

只堪珍重未傳人.
지감진중미전인

휘영청 밝은 달은 연기없는 촛불이요 /
성큼 다가오는 산빛은 불청객이로다 /
솔바람이 악보없는 가락까지 타니 /
이 흥취 나 혼자서 아낄 뿐 전할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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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때의 문인학자 최충이 달밤의 정취를 읊은 시이다.

달빛, 산 그림자, 솔바람, 그리고 이를 아끼는 시인의 흥취가 하나로
녹아들어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 맑게 씻어 준다.

1999년12월22일 동짓날 밤, 두둥실 우리나라 하늘에 떠오른 달이 "70년만의
가장 큰 보름달"이었다 한다.

새천년을 맞이하는 우리 겨레의 소망이 그토록 밝고 컸음이리라.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