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그룹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훈규
부장검사)는 24일 신명수 신동방 회장에 대해 특경가법 재산국외도피와
업무상 배임,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전날 소환한 신회장을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인 결과 신회장이
6천4백만달러(7백60여억원 상당)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신동방의
주가조작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회장은 "개인적 이익은 챙기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97년초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유령회사인
"SEH"를 통해 국내 S종금으로부터 대출받은 2천만달러를 빼돌려
태국 골프장사업에 투자하는 등 자금을 해외에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신회장이 지난 98년 말레이시아의 유령회사 "ELLI"의
주식매입 명목으로 국내에서 4천4백만달러를 조달,ELLI로 빼돌렸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밖에 지난해 9월 일련의 호재성 공시를 통해 신동방
주가를 1만3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4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올 1월에는 "내수침체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공시,투자자로부터 2백85억원의 주식청약대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신 회장은 신동방의 자금을 투기성 해외사업에 투자하거나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에 불법대출토록 해 신동방에 2천억원
상당의 재산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러나 신 회장이 사돈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