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 인근지역에 추락한 대한항공 화물기는 사고 직전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왼쪽으로 선회한 뒤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영국 교통부 산하 항공사고조사반(AAIB)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후 고도 1천4백피트(약 4백20m)에서 90도 각도로 급강하, 왼쪽
날개가 먼저 지면에 부딪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분당 3천~5천피트의 속도로 하늘을 향해 치솟아야 하는
항공기가 이처럼 왼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떨어진데 대해 <>조종사가 이상을
발견하고 공항으로 회항을 시도했거나 <>지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수를 돌리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항공기가 조종사의 통제에서 벗어나 왼쪽으로
기울어져 떨어졌다면 왼쪽 엔진에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항공조종사협회나 항공사 관계자들은 비행경로기록장치(DFDR)를
조속히 회수해 비행고도, 풍속, 기수방위, 엔진의 추진력상황 등 각종 비행
정보를 파악해봐야 왼쪽으로 기울어지게 된 정확한 경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항공사고조사국(AIB)은 이미 확보한 음성기록장치(CVR)와 함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비행기록장치(FDR)가 회수되는대로 잔해의 상태와 비교분석
하는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수일 내에 기체이상 여부 등 사고원인에
대한 1차 추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대한항공이 최근 들어 자주 사고를 낸 점을 중시, KAL기의
영국 취항을 전면 또는 부분 금지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고 항공기 기장 박득규씨의 동생 박준길씨 등 승무원 유가족
11명은 이날 오후 1시 대한항공 709편으로 사고현장으로 떠났다.

< 장유택 기자 chang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