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GDP(국내총생산)를 능가했다.

이는 세계증시의 활황세가 얼마나 강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국제증권거래소연합(IFSE)은 "지난달말 현재 세계증시의 주식싯가총액이
1년전보다 32% 증가한 34조6천억달러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반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하고 있는 올해 세계 GDP는 30조1천억
달러.

전세계 주식값이 전세계 상품및 서비스 생산액보다 4조5천억달러나 더
많다.

IFSE측은 "세계증시 규모가 세계 GDP 규모를 추월하기는 2백여년의 세계
증시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세계 GDP 대 세계 증시규모 비율은 1대 1.13이 됐다.

10년전인 지난 89년에는 이 비율이 1대 0.42, 지난 97년에는 1대 0.64였다.

증시규모가 GDP를 능가했다는 것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앞으로 증시가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게 됐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진 세계경제가 증시를 선도해 왔다.

99년을 계기로 그 관계가 역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전에도 증시가 침체하면 경제성장도 둔화되긴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증시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증권의 이코노미스트 폴 호른은 앞으로 주가가 오르면
소비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증시주도형 경제성장"
패턴이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년간 세계증시의 싯가총액 증가세는 폭발적이었다.

한달에 8천5백70억달러씩 불어나고 하루 평균 2백80억달러 늘어났다.

이는 한시간 12억달러, 1초에 33만달러씩 세계증시가 커진 셈이다.

세계각국 증시중 싯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미국증시다.

지난 1년동안 전세계에서 늘어난 11조달러의 싯가총액중 미국증시에만
6조달러가 불어났다.

세계 주식 싯가총액 증가분증 절반이상이 미국에서 이뤄진 것이다.

지난 23일 현재 미국증시의 싯가총액은 16조달러가 넘는다.

이에따라 미국의 GDP(약 9조달러)대 증시규모 비율은 1대 1.77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규모가 GDP를 능가하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선진국들
이라며 세계증시 규모가 세계 GDP를 추월한 것은 세계경제가 한단계 더
레벨업 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