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SK그룹의 금융계열사와 임직원 1백27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무더기로 중징계를 받았다.

이들 3개 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액은 모두 20조원으로 추산된다.

문책 임직원은 현대 47명, 삼성 42명, SK 38명이다.

현대의 경우 현대증권 영업 일부 정지에다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이창식
현대투신증권 대표, 강창희 현대투신운용 대표 등 4명이 3개월 업무집행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금감원은 현대투신운용과 현대투신증권에 대해선 배임혐의로 검찰에 통보
했다.

투신업계에서 이런 중징계는 처음이다.

삼성은 삼성생명에 몸담았던 조영상 전 부사장, 황영기 전 전무 등이 문책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삼성투신증권과 삼성투신운용의 대표이사로 옮겨 갔다.

삼성생명의 이수빈 회장, 배정충 대표, 이중구 전 대표(삼성화재 대표)도
주의적경고를 받았다.

삼성은 7개 금융계열사의 현 대표이사들이 이번에 모두 경고를 받았다.

재벌 금융계열사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계열사 금융지원 창구로 활용
된데는 예외가 없었다.

부당지원 규모는 삼성 9조7천5백억원, 현대 9조6천억원, SK 1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부당지원 유형은 한도를 무시하고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과도하게 인수해
주거나 콜자금을 지원하는게 가장 흔했다.

삼성증권은 계열사 발행어음을 97,98년에 걸쳐 6조7천억원이나 한도를 넘겨
인수했다.

현대투신운용은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등에 대해 1조7백48억원의 콜론을
제공했다.

현대캐피탈은 기아자동차 등의 할인어음 2천억원어치를 한도보다 더 사줬다.

또 투신운용사가 계열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 채권을 고객돈으로 부당하게
매입해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삼성생명투신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은 삼성증권 등의 상품유가증권을
1조2천3백90억원어치나 사줬다.

현대투신운용은 현대투신증권의 보유채권을 5조1천7백억원어치나 고가매입
해 2천33억원의 이익을 제공했고 부도채권 1천5백20억원어치를 장부가로
매입해 주기도 했다.

또 SK투신운용도 SK증권 보유 CP(기업어음) 등 3천70억원어치를 사줬다.

한편 김석동 굿모닝증권 회장은 쌍용투자증권 대표시절(95~97년)
퍼시픽제미니, 카스피안홀딩스 등 해외법인 투자손실과 역외펀드 부실화로
7천8백88만달러(약 9백억원)의 손실을 입혔다.

김 회장에겐 업무집행정지 3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김 회장은 투자과정에서 이사회결의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투자계약도
불리하게 체결했다.

한미은행 검사 결과 홍세표.김진만(현 한빛은행장) 전 행장, 미셀리안
부행장 등 임원 4명이 주의적경고를 받았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