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레이더(Day Trader)를 조심하세요"

주식시장에 데이트레이더 경계령이 내려졌다.

최근들어 주가가 장중에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 데이트레이더들의
잦은 매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장초반에 29.79포인트나 급등하면서
1,003.95까지 올랐다.

그동안 주가하락폭이 컸던 블루칩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정보통신주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1,000을 넘어서자 곧바로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상승폭은 9.15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23일에는 종합주가지수 일교차가 43.75포인트나 됐다.

한때 35.18포인트나 급등했었으나 종가는 6.33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주가가 이처럼 크게 출렁인 것은 데이트레이더의 초단기 매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데이트레이더란 말 그대로 하루거래자를 가리킨다.

올해부터 장중거래(Day Trading)가 허용되면서 초단기 이익을 노린
데이트레이더들이 급증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집계되지 않으나 증권사 지점에서 계약직으로 활동하는
투자상담사(약 1천명)중 상당수가 데이트레이더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거래횟수가 크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클 것(대우증권 관계자)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초단기 주가그래프(T-chart)를 보면서 주가가 일정수준 떨어진 뒤
횡보하다가 오르는 시점에서 주식을 산다.

그 주식이 오르다 더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옆걸음질치기 시작하면 주저없이
팔아버린다.

하루에 수십번씩 이런 거래를 반복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종목을 십여차례 사고 팔 때도 있다.

투자금액이 보통 1억~5억원이 되기 때문에 수수료를 제외하고 주당 1백원
정도의 이익만으로도 한번 거래에 1백만~5백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종목을 잘못 골라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으나 잘만하면 하루에 수천만원의
이익을 올리는 날도 적지 않다.

LG증권의 모지점에서 투자상담사로 활동하는 A씨는 "그날 산 주식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날 파는 것이 원칙"이라며 "추가상승에 대한 미련은
데이트레이더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유혹"이라고 밝혔다.

B증권사에 근무하다 최근 데이트레이더로 변신한 C씨도 "2억원으로 시작해
하루에 3천만원 가량 벌 때도 있다"며 "주가 변동이 심할수록 데이트레이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S증권 관계자는 "주식위탁수수료가 낮아지고 사이버증권 거래가 활성화될
수록 데이트레이더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SEC(증권거래
위원회)가 데이트레이더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적절한 대응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