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밤 이동전화 불통 사태는 이동전화 회사들이 고의적으로 통신망
을 차단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전화업계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40분께 SK텔레콤(011)이 자사 교환기
를 한국통신프리텔(016) 교환기와 연결하는 통신회선을 일부 차단, 양사
가입자간의 통화 연결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오후 7시20분께부터 한시간동안 모든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다른 통신회사 교환기로부터 들어오는 신호를 차단,
다른 회사 가입자와 전혀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이수영 부장은 "지난 24일 오후 7시께부터 통화량이
평소의 2배 이상으로 늘어 교환기의 처리능력을 넘어섬에 따라 다른 회사와
의 접속회선을 일부 차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접속회선 차단은 전체 교환시스템이 완전히 다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통신프리텔 측은 SK텔레콤이 접속회선을 오후 6시 이전부터
차단해 통신대란이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한통프리텔 통신망관리팀장은 "24일 오후 5시40께 SK텔레콤으로 가는
신호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을 발견해 시정을 요청했다"며 SK텔레콤이
먼저 통신망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날 오후 5시께 SK텔레콤으로부터 오는 통화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일부를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SK측이 오히려 016에서 가는 신호를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또 016은 물론 한솔엠닷컴 등 다른 이동전화회사에서 011로 가는 신호를
돌아가며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이수영 부장은 26일 "지난 24일 오후 5시께 한국통신
프리텔 망관리팀장으로부터 011에서 016으로 들어오는 신호를 막아달라고
요청해와 통신망 일부를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4일 이동전화가 대부분 불통된데 대해 가입자 통신량에
비해 통신시설 용량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시간당 최대 1천4백만 통화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이날 시도된 통화량이 1천5백20만건을 넘어섰다.

특히 이날 유선전화는 거의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진데 비춰볼 때 이동
전화 통신시설의 여유 용량이 유선전화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정건수 기자 ks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