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화합 현장을 가다] 수산중공업..실패를 거울삼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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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중공업(경기 화성)의 김용서 공장장(전무)은 매주 월요일 서울사무소
에서 열리는 임원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면 곧바로 하재학 노조위원장을
찾는다.
임원회의 자료를 넘겨주기 위해서다.
30쪽 가량의 자료에는 매출실적, 국내외 영업현황, 부문별 추진계획,
자금유동관계, 경영의 문제점 등이 상세하게 들어있다.
회사 기밀사항도 그대로 전달한다.
노조위원장에게만 하는 게 아니다.
매달 월례조회 때 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연다.
조장 반장 등 현장 관리감독직에게는 따로 설명회를 갖는다.
아예 사내 게시판에 경영상태를 공개해 누구나 알수 있게 한다.
수산중공업의 투명경영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측이 이처럼 철저한 투명경영을 펼치게 되기까지는 시련도 많았다.
강성으로 이름 날리던 수산중공업 노조는 회사와사사건건 대립했다.
지난 95년 임금.단체협상 때는 한달간이나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강성노조가 "유연한" 노조로 바뀌게 된 것은 부도를 맞고부터다.
중장비를 만드는 수산중공업은 국가경제가 외환위기로 치닫던 지난 97년
11월26일 부도를 냈다.
96년말 한보그룹 계열사였던 대동조선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2금융권으로부터 과도한 빚을 얻었던 게 화근이었다.
전체 직원 3백30명중 1백50여명을 내보내야 했다.
98년4월 법정관리 결정이 떨어지고 6월 법정관리인이 선임되면서 회사살리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사 동수로 "회사살리기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회사측은 투명경영을, 근로자들은 상여금 반납과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회사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운동도 전개됐다.
인사나누기, 제안제도 개선, 공정별 분임조 활동, 근무시간 집중제,
전화통화 시간 줄이기 운동 등이 전개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제품 개발에 공을 들여 작년 12월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 원리를 이용한 암반 파쇄장비인 "플라즈마 파암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노사협력과 신기술 개발노력으로 이 회사는 지난 7월30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인가 확정을 받아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매출액도 부도이전의 90%수준까지 회복했다.
내년부터는 "도약"을 예약해 놓고 있다.
< 화성=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
에서 열리는 임원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면 곧바로 하재학 노조위원장을
찾는다.
임원회의 자료를 넘겨주기 위해서다.
30쪽 가량의 자료에는 매출실적, 국내외 영업현황, 부문별 추진계획,
자금유동관계, 경영의 문제점 등이 상세하게 들어있다.
회사 기밀사항도 그대로 전달한다.
노조위원장에게만 하는 게 아니다.
매달 월례조회 때 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연다.
조장 반장 등 현장 관리감독직에게는 따로 설명회를 갖는다.
아예 사내 게시판에 경영상태를 공개해 누구나 알수 있게 한다.
수산중공업의 투명경영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측이 이처럼 철저한 투명경영을 펼치게 되기까지는 시련도 많았다.
강성으로 이름 날리던 수산중공업 노조는 회사와사사건건 대립했다.
지난 95년 임금.단체협상 때는 한달간이나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강성노조가 "유연한" 노조로 바뀌게 된 것은 부도를 맞고부터다.
중장비를 만드는 수산중공업은 국가경제가 외환위기로 치닫던 지난 97년
11월26일 부도를 냈다.
96년말 한보그룹 계열사였던 대동조선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2금융권으로부터 과도한 빚을 얻었던 게 화근이었다.
전체 직원 3백30명중 1백50여명을 내보내야 했다.
98년4월 법정관리 결정이 떨어지고 6월 법정관리인이 선임되면서 회사살리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사 동수로 "회사살리기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회사측은 투명경영을, 근로자들은 상여금 반납과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회사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운동도 전개됐다.
인사나누기, 제안제도 개선, 공정별 분임조 활동, 근무시간 집중제,
전화통화 시간 줄이기 운동 등이 전개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제품 개발에 공을 들여 작년 12월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 원리를 이용한 암반 파쇄장비인 "플라즈마 파암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노사협력과 신기술 개발노력으로 이 회사는 지난 7월30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인가 확정을 받아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매출액도 부도이전의 90%수준까지 회복했다.
내년부터는 "도약"을 예약해 놓고 있다.
< 화성=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