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엔 세금관련 제도도 많이 바뀐다.

최근 재정경제부는 내년에 달라지는 세제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도 이를 자세히 소개했다.

[ 지난 12월20일자 참조 ]

그런데 이 때 발표된 내용 중 개인이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이
빠져 있었다.

예를 들어 골프회원권에 대한 과세기준이 기준싯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었다.

또 모든 개인사업자들은 매년 4월과 10월에 하던 부가가치세 예정신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대신 예정고지를 받게 된다.

세금신고.납부 기한을 놓친 납세자는 세무서에서 세금 및 가산세 납부통지서
가 오기 전이라도 세금 및 가산세를 신고.납부할 수 있다.

이번 회에서는 발표되지 않은 세제변경 내용 중 중요한 것들을 자세히
알아본다.


<> 골프회원권 과세기준이 바뀐다 =갖고 있던 골프회원권을 팔아 양도차익을
얻으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제까지는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매입과 매각 시점의 기준싯가를 비교하는
방법을 썼다.

따라서 실제로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았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 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기준싯가가 아니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갑이 A골프장의 회원권을 94년 10월에 1천만원을 주고 샀다고
하자.

당시 A골프장의 회원권 기준싯가는 7백만원으로 고시돼 있었다.

갑은 이 회원권을 2000년 2월에 2천만원을 받고 팔았다.

이 때 기준싯가는 1천5백만원이었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런 경우 2000년 2월의 기준싯가에서 94년 10월의
기준싯가를 뺀 금액, 즉 8백만원(1천5백만원-7백만원)을 양도차익으로 계산해
과세됐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실거래가로 양도차익을 계산한다.

따라서 양도차익은 1천만원(2천만원-1천만원)으로 계산되고 이에 대해
세금이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기준싯가는 실거래가의 70~80%를 반영한다.

따라서 골프회원권의 과세기준이 기준싯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었다는 것은
골프회원권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앞으로 더 무겁게 매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예정고지제도를 모든 개인사업자로 확대적용 =지금까지는 일반과세자로서
직전 과세기간(4월 신고의 경우 전년도 7~12월, 10월 신고는 같은 해 1~6월)
에 올린 매출액이 1억5천만원 이상인 사업자는 1년에 두번(4월과 10월) 부
가세 예정신고라는 걸 해야 한다.

1월과 7월에 있는 확정신고 중간에 3개월치를 미리 선납하는 것이다.

4월 예정신고 때는 1~3월분, 10월 예정신고 때는 7~9월분 부가세를 계산해
신고.납부한다.

그런데 과세특례자나 간이과세자, 직전과세기간 신고매출액 1억5천만원
미만자 등은 예정신고 대신 예정고지라는 걸 받았다.

예정고지란 납세자가 실제로 얼마의 매출을 올렸는지, 실제로 내야 하는
부가세는 얼마인지를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직전 과세기간에 낸 부가세의
절반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납세자는 이렇게 절반을 낸 다음 3개월 후 확정신고 때 최종 정산을 하게
된다.

예정신고를 하는 것보다는 예정고지를 받는 게 납세자로선 훨씬 편리하다.

예정신고를 하려면 각종 증빙을 붙여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반면 예정고지 대상자는 직전 과세기간 부가세액의 절반을 내라는 통지서가
세무서로부터 오면 그 돈만 은행 등에 갖다 내면 그만이다.

내년부터는 모든 개인사업자는 예정신고를 할 필요없이 예정고지를 받는다.

이제까지 예정신고 대상자였던 직전 과세기간 부가세액 1억5천만원 이상자도
예정신고 대신 예정고지를 받는 것이다.

단 예정고지를 받더라도 매출액이 크게 준 경우에는 예정신고를 하겠다고
신청할 수 있다.

3개월간 매출액이 직전 과세기간 매출액의 3분의 1보다 적을 경우 가능하다.


<> 납기 넘긴 세금 빨리 처리할 수 있다 =지금은 세금신고.납부기한을 넘긴
경우엔 돈이 있어도 세무서에서 통지서가 오기 전에는 납부할 수 없었다.

세무서 통지서가 오는 데는 최소한 2개월이 지나야 한다.

따라서 세금을 기한 내에 신고.납부하지 못한 납세자는 어쩔 수 없이 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2개월 이상 연체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내년부터 세금을 연체한 납세자는 통지서가 오기 전이라도 세금과 가산세를
납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루 연체한 사람의 경우 원래 내야 하는 세금과 함께 하루치
가산세만 물면 되는 것이다.


<> 연체일수가 많을수록 가산세가 많아진다 =세금을 제 때,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나온다.

지금은 연체일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미납세액의 10%를 납부불성실가산세라는
이름으로 내야 한다.

내년부터는 연체일수가 많을수록 가산세도 늘어나게 된다.

연체일 하루당 미납부세액의 0.05%를 내야 한다.

1년간 연체를 기준으로 할 때 지금은 10%지만 내년에는 18.25%를 가산세로
물어야 하는 것이다.

<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