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만 지나면 뉴밀레니엄이다.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해 생길 수 있는 재앙(Y2K)이 두렵지만 새
천년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한 주가 될 것 같다.

기업들은 구조조정으로 힘들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경영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인터넷이 몰고 오는 정보통신혁명의 물결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구상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번 주에는 금융사면의 폭이 어떻게 결정될 지가 주목을 끌 것 같다.

은행들은 지난 24일 여신전문위원회를 열고 사면 대상을 논의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주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쟁점은 사면 폭이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1천만원이하에 해당되는 은행 빚을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로 떨어진 사람들이 내년 3월까지 그 빚을 갚을 경우 신용불량자
기록을 없애준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은행연합회 규약에 따르면 1천5백만원 미만의 빚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주의거래처라는 딱지가 붙는다.

이 딱지는 빚을 갚아도 1년간 남아 은행거래를 하는데 적잖은 불편을 준다.

이런 사람중 빚이 1천만원이하이고 그 빚을 갚을 경우 주의거래처 딱지를
없애준다는 게 은행들이 처음 생각했던 안이다.

물론 이미 빚을 갚은 사람들중 갚은 지 1년이 안돼 아직 주의거래처 딱지를
떼지 못한 사람들도 구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대상자는 35만-40만명이다.

그러나 정부는 주의거래처보다 벌칙이 무거운 황색거래처나 적색거래처까지
사면 혜택을 넓히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황색거래처는 1천5백만원이상의 빚을 3개월이상 갚지 못한 경우, 적색거래처
는 6개월이상 연체한 경우를 말한다.

황색은 2년간, 적색은 3년간 신용불량자 딱지가 붙어다닌다.

그 기간 만큼 금융거래가 제한된다.

정부는 사면 폭을 넓혀 황색이나 적색거래처의 신용거래제한기간을 단축해
주길 은행에 바라고 있다.

은행들은 그러나 황색이나 적색거래처까지 이같은 사면혜택을 줄 경우
신용거래질서를 뒤흔들 소지가 있다며 꺼리고 있다.

그 대안으로 주의거래처와 황색거래처를 가르는 기준인 1천5백만원까지
빚을 갚을 경우 사면하자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IMF(국제통화기금)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은행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을
구제해줘야 한다는 동정론과 신용질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당위론중 어떤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사면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대우는 여전히 뉴스의 촛점에 서 있다.

빚을 어느 정도 할인해서 갚아줄 것인가를 놓고 간극이 벌어진 해외채권단
문제가 주초 또 한번의 분수령을 맞는다.

해외채권단이 대우 해외빚 회수율(상환율)을 평균 59%로 제안한데 대해
정부와 국내 채권단의 답변이 28일 전후로 나올 전망이다.

반응은 거부쪽이다.

정부와 국내 채권단이 당초 제시한 회수율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 해외채권단과의 마무리 협상은 내년초로
넘어가게 된다.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되고 있는 (주)대우는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자동차 경영진 선임도 관심거리다.

대우 주력사중 유일하게 새 경영진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경영진추천위를 열어 산업은행 정철조 부총재와 외부인사 1명 중에서
대우자동차 회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그 어느 곳보다 바쁜 곳이 백화점과 재래시장이다.

송년 판촉전이 후끈 달아 올랐다.

각종 사은행사도 풍년이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고객들이 보내준 성원에 보답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할인판매를 벌이고 있다.

해를 넘기기 전에 선물을 장만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괜찮은 장 터가 될 것
같다.

< 고광철기자 gwang@ked.co.kr >

[[ 체크포인트 ]]

<>27일 - 대우자동차 새 경영진 선임
- 제1차 한.중 경제장관 회의

<>28일 - 증권시장 폐장

<>31일 - 금융회사 휴모 시작(1월3일까지) (금융거래 중단)

<>주중 - 대우 해외채권단 협상
- 금융사면 폭 결정
- 여야 총재회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