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혁명이 미국증시를 끝없이 달구고 있다.

성탄절 연휴로 24일을 휴장한 미국증시는 지난주 거래일이 단 나흘이었음에
도 불구하고 각종 상승 기록을 쏟아냈다.

23일 다우존스 지수가 11,405.76에 장을 마감하면서 지난 8월 25일 이후 근
넉달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휴렛 패커드와 델 컴퓨터 등 컴퓨터 관련 하이테크 주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장 분위기를 주도한 덕분이다.

첨단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4,001.63까지 오른 끝에
3,969.44의 종가를 기록했다.

장중 기록이긴 해도 나스닥 지수가 "4K"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또 한가지
기록이 추가됐다.

지난달 3천포인트를 돌파한지 거래일 기준으로 단 36일만에 1천포인트를
얹은 것이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올들어 상승폭이 81%를 넘어섰다.

S&P500지수도 1,458.34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성탄절을 앞두고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까지 오르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유례를 찾기 힘든 활황 속에서 신조어를 지어내기에 바쁜 월가 사람들은
지난 주의 상승 장세를 "크리스마스 랠리(상승)"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지난 주에는 또 3대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도 다같이 큰 폭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지수가 6.8% 뜀박질한 것을 비롯해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도 각각
1.4%, 2.8%씩 올랐다.

지난 주의 화제주는 역시 인터넷 관련 첨단 주식들이었다.

특히 인터넷 접속을 돕는 네트워크 관련 주식들이 각광을 받았다.

오라클, 퀄컴,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시스코 시스템즈, 브로드콤 등이
대표적인 면면들이다.

퀄컴의 경우는 주가가 너무 치솟자 지난 5월 10일 2대1의 비율로 액면을
분할한 데 이어 이달 초에 또 다시 4대1의 추가 분할을 실시했다.

액면분할은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 의욕을 더욱 부추겨 올 초에 비해 12.5%로
쪼개진 주식이 지난 23일 주당 4백66.5달러에 마감됐다.

이에따라 올들어 주가 상승폭은 1천5백%가 넘는다.

이밖에도 제2위의 장거리 전화회사인 MCI월드콤과 넥스텔 등 통신관련
주식들도 투자자들로부터 러브 콜 공세를 받았다.

컴퓨터 통신 인터넷 등 첨단 관련 주식들의 뜀박질이 한없이 계속되면서
증시 전문가들이 논리 개발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술 냄새만 나도 관련 주식을 앞다퉈 사재기하고 있다고 고개를
흔드는 전문가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은 인터넷이 주도하는 제2차 산업혁명의 한 복판이다.

언론이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시장이 먼저 영리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에서부터 인터넷이 사람들의 경제 행위와 생활에 실질적인 효과를 안겨
주는 것이 확인되면서 사람들이 인터넷의 위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제 인터넷 등 첨단 기술종목은 단지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존재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는 존재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극찬이 적지 않은 공감을 받고 있다.

하이테크 회사들이 세상을 뒤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동안 우려됐던 Y2K(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 오류)로 인한 컴퓨터
오작동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증시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자금들이 일제히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새해 1월 1일이 별 문제없이 지나갈 경우 증시는 당분간 거칠 것 없는
상승을 계속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