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의서에는 엄지와 검지손가락에 감각 이상이 생기고 힘이 빠지는 것을
중풍 전조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중풍뿐 아니라 목 디스크가 빠졌거나 흉곽의 척수신경
출구에 물리적 압박이 가해졌을 때, 또는 평소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도 발생한다.

따라서 일단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손가락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검사해 봐야 한다.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구조적인 검사와 뇌혈류검사와 같은 기능적
검사가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이를 활용해야 한다.

체형이 비대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중풍에 잘 걸린다든지, 마비되는 측이
남자와 여자에 따라 다르다든지 하는 속설은 임상에서 입증된 것이 아니므로
믿지 않아도 된다.

혈압이 높고 당뇨를 보인다면 특히 겨울에 중풍을 주의해야 한다.

혈관은 갑자기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오그라들게 마련이다.

건강한 사람은 별 문제가 없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체내
혈관이 동맥경화성 변화를 거쳐 탄력성이 극도로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겨울철에 갑자기 바깥으로 나가는 일을 삼가고 어느 정도 추위에
적응한 후 움직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수시로 혈압 혈당을 체크하고 섭취열량을 제한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간식 등 먹는 기회가 잦게 된다.

인스턴트식품이나 육류보다는 야채를 충분히 섭취해 체내 비위에 습열이
조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히 음주와 흡연은 혈관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한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