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7일 재임시절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고
자금 제공자의 명단을 밝히지 않은 헬무트 콜 전총리가 "위험한 국가관"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슈뢰더 총리는 주간 신문 "빌트 암 존탁"과의 회견에서 "총리를 지낸 사람이
법을 공공연히 위반하면 과연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는가"고 반문하고
"콜 전총리는 모든 의혹을 숨김없이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총리는 콜 전총리의 뇌물수수 의혹은 콜 자신과 기민당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치 혐오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콜 전총리가 불법 자금을 받은 것은 너무 장기간 총리직에 머무른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총리 재임기간을 8~10년으로 제한하는
것도 부정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 모금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페터 슈트룩 사민당 사무총장은 정치자금 규정 위반자에 대해서
현행법은 벌금형만 규정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최고 5년의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자금의 모금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기부금 영수증 보관 기간을
현재의 6년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