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세종증권 전 회장이 벌금형으로 감형돼 금융계로 되돌아 올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권남혁 부장판사)는 29일 회사채
1조7천억원어치를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매매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된 김 전회장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죄 등을 적용,벌금 4천5백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외환위기라는 특수 상황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한 것은 위법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볼 때 결과적으로는
국가 경제회복에 도움을 준데다 피고인의 행위가 이전에는 별다른 단속
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1심처럼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을 경우 향후
10년간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보여
선처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사채업을 하던 지난 98년 1월부터 12월 사이 신동방,한솔제지
등 30여개 기업의 회사채 1조7천억원 어치를 헐값에 매입한 뒤 당국의
허가없이 대한투신 등 제2금융권에 비싸게 매도,5백30여억원의 차액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10월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직후 회장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