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현대 임원 인사를 마지막으로 4대그룹의 "새천년 진용짜기"가 일단락
됐다.

올 대기업 인사는 뉴 밀레니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발탁을 통한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e(전자)-비즈니스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 미래 유망사업 분야 인재가 중용됐다.

엔지니어 출신의 "테크노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중 하나다.

<> 세대교체 =가장 큰 특징은 "젊은 피" 수혈이다.

현대에선 국내영업담당 노관호(59) 사장이 물러났다.

또 현대.기아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장에 역시 47세의 정순원 부사장이
임명됐다.

표삼수(47) 현대정보기술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도 21명의 사장단 승진자 가운데 11명이 40대에서 50대 초반의
젊은층이었다.

삼성전자 사장 자리에 47세인 진대제씨가 앉았고 46세의 임형규씨
황창규씨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삼성전자 대표이사 12명 가운데 5명이 40대였다.

LG도 LG마이크론 대표와 LG백화점 대표에 47세의 허영호씨와 49세의
허승조씨를 승진 배치했다.

인사대상 14명 가운데 8명이 40대를 갓 넘긴 50대 초반이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LG는 30대 임원 6명이 탄생하기도 했다.

<> 미래핵심사업 진용강화 =현대는 주력기업인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회장으로 그룹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았던 박세용 회장을 선임했다.

삼성도 진대제 사장, 황창규 대표, 임형규 대표, 이상완 대표 등 전자부문
임원들을 대거 승진시켜 반도체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정보통신기기
등 미래사업의 진용을 강화했다.

삼성은 또 원로 경영진들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해 21세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삼성경제연구원 산하에 미래전략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에
자동차 사업을 총괄했던 이대원 중공업 부회장을 임명했다.

LG는 통신 생명과학 디지털 등 미래 승부사업에 최정예 경영진을 배치했다.

2백30명의 승진자 가운데 1백19명이 이 부문에서 배출됐다.

특히 김종은 전자 멀티미디어 사업본부장이 정보통신사업을 맡았고 임세경
전자 국내영업본부장이 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경영혁신을 주도했던 조준호 상무가 정보통신으로
전진 배치됐다.

<> 테크노 임원의 약진 =엔지니어출신을 대거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삼성은
내년 1월 중순 있을 임원인사에서도 연구개발 부문에서 대규모 승진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LG는 신규 임원 1백18명 가운데 30%인 34명을 연구개발 연구위원(상무보)
으로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임원은 모두 82명으로
늘어났다.

SK도 국산 신약 1호인 백금착제 항암제 "선플라" 개발에 참여한 SK케미칼
김대기 상무대우를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연구원을 중용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