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고선명(HD)급 디지털TV 수준 화질을 재생하는 29인치 아날로그
TV를 개발, 본격 시판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제품은 2001년 디지털TV 방송이 시작되면 셋톱박스와 연결해 고선명급
으로 디지털방송을 즐길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영상사업부와 반도체총괄이 1998년부터 50억원을 투입해 개발에
성공한 이 제품은 선명도를 결정짓는 기준인 화소수가 10억개에 이른다.

아날로그 TV는 화소수가 평균 2억5천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보다 4배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삼성관계자는 강조했다.

이에따라 이 제품은 현존하는 아날로그TV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명도를
가졌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TV는 디지털 화질재생및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동시에 적용해 화질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우선 디지털화질 재생기술인 프로그래시브 방식을 통해 수직 주사선을 현재
5백25개에서 1천50개 라인으로 두배 늘렸다.

프로그래시브방식은 주사선 사이에 하나를 더 쏘는 것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독자 개발한 일종의 디지털신호처리 반도체인 "프로 칩 16승"을 써
영상처리를 11비트(2의 11승인 2천48스탭)로 대폭 강화했다.

기존 TV 영상처리가 8비트(2의 8승인 2백56스탭)인 점을 감안하면 셀당
영상재현 능력이 8배정도 확대된 것이라고 삼성은 말했다.

삼성은 이와함께 TV의 신호잡음을 제거하기 위해 32메가비트 메모리 반도체
를 채용함으로서 기존 제품보다 신호잡음이 75%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엔 신호잡음처리에 4메가비트급 메모리를 쓰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해 6월 가전분야 올림픽인 ICCE(국제가전회의)에서 발표돼
최고 논문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 제품은 디지털TV 방송시 곧바로 셋톱박스와 연결해 디지털TV 수상기
기능을 하는 디지털레디TV 기능을 갖췄다.

또 변환장치없이 PC 화면으로 쓰는 입력단자도 채용했다.

삼성은 이 제품 개발과 관련, 국내외에 10건의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다.

이 회사는 1백30만원대의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파는 동시에 내년부턴
선진국 시장공략 제품으로 선정, 일본과 유럽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32인치 등 다른 대형 모델에도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