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오페라 페스티벌이 2년만에 다시 공동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예술의전당과 국립 국제 한국오페라단은 오는 10월6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2000"을 공동제작하기로 합의하고 조직위원회를
설립했다고 3일 밝혔다.

또 페스티벌의 큰 문제로 지적돼온 합창단의 연기 미숙과 앙상블의 보완을
위해 60명 규모의 "오페라 페스티벌 합창단"을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4개 단체가 공동으로 재원을 출원하고 오디션 제작 홍보 등을 함께
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레파토리는 베르디 "아이다", 푸치니 "토스카",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윤이상 "심청" 등 오페라 4작품과 발레 1작품(미정)으로 정했다.

원활한 제작을 위해 토스카와 심청은 예술의전당,피가로의 결혼은 국립
오페라단, 아이다는 나머지 2개 오페라단이 책임프로듀서를 맡을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국내 오페라계에 극장중심의 공동제작 방식이 확고히
뿌리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98년 민간오페라단협의회와 함께 제1회 오페라 페스티벌
을 공동제작했다.

당시 페스티벌은 전석매진과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남겼지만 주최측의
의견충돌과 반목으로 2회때(99년 5월)부터는 예술의전당이 단독으로 기획,
제작하게 됐다.

문제는 3개 이상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야 하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예술의
전당 단독으로는 재정적인 부담과 제작능력의 한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번 합의로 그동안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소하고 한정된 재원으로 최상의
품질의 오페라를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세종문화회관도 한국 한미 한우리오페라단 등으로 구성된 서울 민간
오페라단연합회와 함께 오는 6월 "2000 세종 오페라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 음악계를 대표하는 두 극장이 이같은 공동제작 방식으로 오페라를
만들게 되면 지방 오페라계에도 비슷한 시도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은 그랜드 오페라 4편으로 레파토리를 늘린데다 지난해
5월 국내 초연된 윤이상의 "심청"을 다시 연주하기로 해 오페라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