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머징 산업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누가 뭐래도 정보통신 생명공학
환경 등이다.

그러나 생명공학 환경, 이 두분야는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더욱 그렇다.

한국기술투자의 이준호(35) 팀장.

그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분야에서 떠오르는 벤처캐피털리스트다.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유일한 환경공학 전문가이기 때문.

서울대 자연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공학 석사를 받았다.

게다가 옛 장기신용은행에서 9년동안 환경전문 심사역을 맡은 경력도 갖고
있다.

물론 은행과 벤처캐피털은 다르다.

은행은 안전한 대출을 중시한다.

반면 벤처캐피털에선 높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

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따라서 은행에서의 경력은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선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오히려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은행은 상대적으로 심사기법이 발달해 있습니다. 감에 의한 대출은 거의
없지요. 이런 과학적인 심사능력은 벤처캐피털에서도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앞으론 전문성 있는 벤처캐피털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성에다 노련한 심사능력을 더해 정확한 "조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건 실제로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 팀장은 그래서 지난해 8월 한국기술투자로 옮겨오자마자 벌처펀드를
맡았다.

구조조정 회사에 집중투자하는 벌처펀드의 경우 투자회사의 가치를 엄밀히
평가할 수 있는 심사가 포인트이기 때문.

그가 운용하는 벌처펀드는 한국기술투자가 작년 7월 조성한 2천억원 규모의
펀드.

지난 4개월여동안 그는 이 펀드로 현대기술정보에 1백80억원을 비롯해
한솔파텍 1백억원, 아세아조인트 31억원 등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 팀장의 마음은 늘 환경기업을 향해 있다.

유망한 환경 벤처기업을 많이 발굴해 국내 환경산업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은 게 꿈이다.

"환경은 경제이슈이자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게다가 생명공학과
연계되면 산업적 가치는 무궁무진하지요. 현재 연간 8조원 정도인 국내
환경산업 규모는 조만간 2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겁니다"

이 팀장은 "기술력을 갖고 환경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며 그런 업체에 일반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2~3개 환경벤처기업을 놓고 투자여부를 적극 검토중이다.

(02)3484-7338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