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은 예년보다 이른 2월5일.

한달 앞으로 다가온 설 대목을 겨냥해 벌써부터 판촉준비에 돌입한 유통업체
들의 최대화두는 "갈비"다.

명절 최고 인기선물인 갈비세트의 가격이 소값상승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0%나 뛴데다 물량도 10~15%가량 줄어들어 품귀현상마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유통업계와 육류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에 갈비값은 한우 상등급
기준으로 kg당 3만4천원에 매겨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설의 2만3천원에 비해 48%나 치솟은 가격이며 추석의 2만7천원
보다도 26%가량 오른 것이다.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갈비값 폭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햄세트 정육혼합세트등 대체 상품을 강화할 방침이다.


<>갈비값 왜 뛰나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이유다.

갈비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소의 사육두수는 IMF경제위기를 계기로 크게
줄었으나 갈비 선호현상은 최근 경기회복등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한우 축산농가들은 97년 말과 98년초 사이에 IMF경제위기로 갈비 등
한우 수요가 급감, 소값이 폭락하자 가격 안정차원에서 소를 대량 도축했다.

그 결과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의 수는 적정량인 2백60만마리에
턱없이 부족한 1백90만마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우고기 수요는 소비심리 회복 분위기가 본격 조성된 지난해 추석을
맞아 다시 살아났다.

이에 따라 갈비 값은 98년 추석 2만3천원에서 지난해 추석 2만7천원으로
오른 뒤 이번 설에는 3만4천원까지 급등하리라는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의 정길중 정육 바이어는 "지난해 추석이후 정부비축분마저
바닥나 물량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며"현 수급상황으로 볼때
가격 상승 추세는 앞으로 상당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대응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이번 설에 갈비값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가격부담을 느낄 것을 우려해 다양한 대체 상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들이 10만~15만원대의 선물을 가장 선호하는 만큼
기존 5kg 들이 갈비세트 대신 3~4kg 들이 세트를 대거 만들 계획이다.

또 10만~15만원대의 고급 햄세트와 굴비 옥돔 상품권등의 판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갈비와 일반정육이 섞인 한우의 혼합세트의
비중을 지난 설에 비해 2~3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그러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갈비선호
현상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 지난해 추석때처럼 갈비가 일찍
동이 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