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인류의 가장 위협적인 전쟁은 문명충돌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가 93년에 내놓은 문명충돌론이 그것이다.

그의 저서 "문명충돌"은 이슬람문명과 서구기독교문명의 운명적 충돌을
예언했다.

그는 이슬람 근본주의로 대표되는 이슬람의 종교적 호전성과,뛰어넘을 수
없는 양대 문명간의 이질성이 대충돌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리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의 함성이 새 천년에도 수그러지지 않는다면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래학자들도 이슬람과 기독교, 이슬람과 서구, 이슬람과 미국의 충돌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와 서구와의 격돌, 93년 뉴욕세계무역센터 폭파,
98년 케냐-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 폭파, 보스니아 내전, 아랍과 이스라엘
의 끝없는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문명의 충돌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기말인 1999년에는 코소보사태 체첸분쟁, 동티모르 사태, 카슈미르 분쟁
등 이슬람이 대립의 한축이 된 분쟁은 비일비재했다.

이슬람의 코란을 믿는 인구는 54개국, 12억명에 달한다.

2025년에는 지구인구의 3분의 1이 이슬람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70년대 유가상승으로 일어선 중동 이슬람국가들은 서구의 지배에 본격적으로
저항, 코란과 인해전술로 서구를 압도할 태세다.

이슬람이 깬 것은 서구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이슬람권 식자층이
많아지면서다.

이들은 정부 주요 요직에 급부상하면서 서구의 국제정치이론이 이슬람
죽이기임을 깨달았다.

이들은 "공산주의라는 주적을 상실한 미국이 이슬람을 거대한 사탄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반미 혹은 반기독교 성전을 촉구하고 있다.

라스산자니 이란대통령은 "지구상에 붉은 기가 내려가고 다음엔 녹색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를 두고 헌팅턴 교수는 "냉전이 끝나고 시장경제 논리가 전지구적으로
관철될 것이라는 생각은 각 문명권의 구조를 과소평가한 결과"라고 경고했다.

냉전이후 특히 21세기에는 이슬람과 기독교문명간 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