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류중 모친상을 당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4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고열을 동반한 독감에 걸려
체류중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출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 증세가 자칫 폐렴으로 이어질 정도로 장기 비행은
무리라는 것이 현지 의료진의 진단"이라고 전하면서 "아들인 재용씨 부부가
현지에서 간호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이 회장이 큰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사실무근"
이라면서 "독감에 걸리기 직전까지 이 회장은 오가 노리오 일 소니 회장을
접견하고 서울대에서 교수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을 간호하던 부인 홍라희씨는 4일 오전 귀국해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지켰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정몽구 현대, 손길승 SK, 박용오 두산 회장과 김상하
대한상의 회장, 신현확 전 총리, 이종찬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조문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